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로 '폭염'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미국 국립기상청(NWS) 페어뱅크스 사무소는 13일(현지시간) 알래스카 내륙 중동부 지역에 사상 첫 폭염주의보를 발표했다.
예보에 따르면 페어뱅크스, 타나나, 포트유콘, 이글 등의 지역들은 15일(현지시간) 낮 최고기온 29~32℃까지 오를 전망이었다. 이는 6월 평균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기상청은 "기록적인 고온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폭염주의보가 처음 발령된 이유는 단순히 더워졌기 때문이 아니라 올해 6월부터 알래스카에도 해당 경보체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NWS는 기존에는 '특보(special weather statement)' 형태로 더위를 알렸지만, 올해부터는 '폭염주의보(heat advisory)'라는 용어를 정식 도입해 전달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NWS 소속 기상학자 알렉야 스리니바사는 "이건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다"라며 "알래스카 주민들이 이례적인 더위에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명확한 전달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알래스카기후정책센터 리치 토만은 "폭염주의보 발령은 기후변화 때문이 아니다"라며 "해당 지역은 2024년 들어서만도 이미 두 차례 섭씨 32도를 넘긴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순전히 행정적 절차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알래스카는 다른 주와 달리 냉방시설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건물이 열을 가두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만 기온이 올라가도 실내에서는 체감 고온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토만은 "알래스카 대부분의 건물은 난방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외부 기온보다 훨씬 더 더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야외에 산불이 발생한 경우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온열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NWS는 알래스카 최대 도시인 앵커리지 지역에도 앞으로 폭염주의보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앵커리지에는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기온이 관측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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