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 20년…"산림 훼손 여전"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9 16:33:29
  • -
  • +
  • 인쇄
▲채굴로 황폐해진 백두대간 광산 지역(사진=연합뉴스)

백두대간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된지 20년이 지났지만 복원은커녕 광산 개발 등으로 인한 산림 훼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 20주년을 맞아 관리 실태 조사한 결과, 백두대간 광산 지역에서 난개발이 지속되고 훼손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산줄기이자 생태축이다. 산림청은 2005년부터 백두대간을 보호지역으로 지정 및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훼손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가장 대표적으로 훼손되는 지역으로 강원 강릉시 옥계면 자병산을 꼽았다. 자병산 일대는 지난 1978년부터 석회석 노천 채굴이 시작됐다. 1998년까지 약 20년동안 환경영향평가 없이 채광이 이뤄졌고, 1998년, 2003년, 2017년에 각각 추가 개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통해 광산 개발을 실시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지속된 채굴로 인해 현재 해발고도가 약 100m 가량 낮아졌고 약 277헥타르(ha)에 달하는 면적의 경사면이 훼손됐다고 추정했다. 당초 2020년까지 계획됐던 채굴은 채굴량 감소 등의 이유로 2049년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녹색연합은 완료 채광지에 이식돼야 할 자생식물 양묘 생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 측은 "채굴을 진행한 업체는 생태복구 기본설계 계획안을 통해 식재밀도를 1ha당 최소 4000~6000본으로 계획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목표 수종별 양묘 생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북 문경시에 있는 대야산도 훼손 사례로 제시됐다. 대야산 자락에서는 1985년부터 장석 채굴이 이뤄졌다. 산림청은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2000년 이후 개발을 중단했으나, 2021년 새로운 광업권자가 국유림 사용 허가를 받아 광산 개발이 재개됐다.

직접 현장을 살펴보니 노천 채굴로 인해 절개지의 일부는 절벽 수준으로 깎였고, 노출된 암반에 균열이 진행되고 있어 추가 안전진단과 복구 계획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에도 산림청 측은 굴진 채굴 방식은 백두대간 보호법상 허용되는 행위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보호지역 내에서 채굴이 이뤄질 수 있는 이유는 백두대간 보호법이 광업권이 설정된 지역의 채굴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보호지역 외부에서 갱도를 파고 내부로 굴진 채굴을 진행하는 경우도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있어 제한할 방도가 없다.

일례로 장수 덕유산 할미봉 자락의 장수광산은 보호지역 완충구역과 밀접해 있어 향후 개발 시 굴진 채굴이 보호지역 내부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녹색연합은 이같은 상황은 환경부와 산림청 등 당국의 관리 소홀과 방치로 인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보호지역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행위 제한 예외 조항 삭제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원호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백두대간 담당은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이 실질적인 산림 보전으로 이어지려면 무분별한 개발 허가와 관리 부실을 줄이고 복구 계획을 강화해야 한다"며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 40주년이 되는 2045년에는 훼손된 자병산과 신규 광산이 또 다른 문제로 남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네이버, 유럽 AI커머스 발판 마련...스페인 '왈라팝' 경영권 인수

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 70.5%를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에 인수하기로 5일 결정함에 따라 유럽의 AI 커머스 거점을 확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기후/환경

+

"숲가꾸기 정책 개선해야"…전문가들 산림정책 전환 '한목소리'

국회에서 열린 산림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금처럼 운영되는 숲가꾸기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산불피해지원

이미 25% 증발...유네스코유산 '허드섬 빙하' 사라질 위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된 허드섬의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이미 25%가 녹아내렸다.4일(현지시간) 호주 모나시대학의 남극환경미래확보(SAEF) 연구

주거지·학교 인근서 유해가스 '뿜뿜'...불법배출 업체 10곳 적발

주거지와 학교 인근에서 유해가스를 불법 배출한 업체들이 적발됐다.경기도는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8일까지 도장·인쇄업체 210개를 대상으로 유

올 7월 한반도 평균기온 27.1℃...'역대 두번째로 더웠다'

우리나라의 올 7월은 2018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더웠다.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7월 전국 평균기온은 27.1℃로 나타났다. '20세기 최악의 더위'가 나타난

[날씨] '폭염과 폭우' 급변하는 날씨...6일 120㎜ 폭우 예보

5일 낮기온이 36℃까지 치솟는 폭염이었다가 수요일인 6일은 최대 120㎜의 폭우가 퍼붓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를 보이겠다.고온다습한 남풍의 유입으로

600년간 조용하던 러 캄차카 화산 분화…7.0 강진의 영향?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한 직후 600년동안 잠들어 있던 화산이 분화했다. 4일(현지시간) 새벽, 캄차카 크라셰닌니코프화산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