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0 18:46:27
  • -
  • +
  • 인쇄
▲무령왕릉 송산리 5호분 (자료=공주시)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현상이 발견됐다. 한 벽면에서는 비가 많이 온 뒤 약 1.14mm의 변위가 발생한 사례도 보고됐다.

백제역사유적지구 무령왕릉 고분군은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이다. 무령왕릉은 1~4호분 그리고 5~6호분이 있다. 

이번 연구는 국립공주대학교 문화재보존과학과 연구팀이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약 11년간 수행한 장기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연구팀은 5호분 내부에 온도와 습도 센서, 기울기 센서, 변위계 등을 설치하고, 외부 날씨 변화와 내부 반응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2016년 기밀창을 설치한 이후에도 내부 온도와 습도가 외부기온과 계절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에는 내부 온도가 높아지고, 겨울에는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입구 상석이 계속 내려앉는 등 벽체가 미세하게 움직인 것이 관찰됐다. 

특히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는 토양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의 움직임이 확인히 드러났다. 비가 많이 온 뒤에 한 벽면에서는 약 1.14mm의 변위가 발생한 사례도 보고됐다.

기밀창이 바람 유입을 일부 차단했지만, 토양 수분이나 빗물 침투까지 막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기밀창 설치 후에도 여전히 각 공간별 온도 변동성이 생기면서 밀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사람이 무덤 내부에 들어갈 경우 내부 온도가 일시적으로 최대 1.7℃까지 상승하고, 벽면에 진동이 감지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사람 출입은 내부 환경에 영향을 주므로 출입 횟수와 시간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벽면 간격은 여름에 넓어지고 겨울에 좁아지는 계절적 움직임도 관찰됐다. 이는 일반적인 탄성체 움직임과는 달리, 토양과 석재 간 열전달 속도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분석됐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입구 상석의 지속적인 처짐 현상이다. 기초 지지대 일부가 부식된 상태에서 상석이 계속 내려앉는 것으로 나타났고, 2023년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추가 지지대가 설치됐다.

연구팀은 "단순한 장비 설치만으로는 고분 내부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누수 방지층 보강, 벽체 보존 처리, 상시 모니터링 등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Heritage Science' 6월 17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