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포장재①]유럽, 2030년 비닐포장재 재활용 의무화...韓 식품수출기업들 '속앓이'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6 08:00:03
  • -
  • +
  • 인쇄
[비닐포장재, 이대로 좋은가 ]
플라스틱 쓰레기의 절반이 비닐
 (사진=연합뉴스)


유럽이 2030년부터 재활용 불가능한 비닐포장재를 사용할 수 없도록 지침을 마련하면서 단일재질을 찾지 못한 국내 식품 수출기업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농심, 오뚜기, CJ제일제당, 오리온 등 상위 10개 식품 제조사의 제품의 발생되는 비닐포장재가 22.1%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비닐포장재의 재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졌다.

26일 본지가 농심, 오뚜기, CJ제일제당, 오리온, 롯데웰푸드 등 국내 식품대기업 5곳을 대상으로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하게 바꾸는 '유럽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PPWR)'에 대한 대응방안을 확인한 결과, 현재 사용하고 있는 복합재질 비닐포장재를 대체할만한 소재를 개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심은 "재활용 용이성 개선을 위한 단일재질화를 우선하고 있다"면서 "포장재 감축량, 재활용 용이성 등급, 재질 개선 건수로 포장재 관련 목표를 세우고 2030년 15건의 포장재 재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오뚜기도 "친환경 포장재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파우치 등 일부 제품은 여러 소재가 함께 사용되는 복합재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포장재의 재활용 용이성 등급을 단기간에 '우수' 이상으로 높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우선 재질 구성이 단순한 품목의 포장재를 단일재질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도 "제품의 소비기한을 유지할 수 있는 단일재질 포장재 개발과 포장재의 경량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포장재가 사용 후 폐기되더라도 적절한 재활용 공정을 통해 새로운 원료나 제품으로 전환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오리온은 "단일소재 패키지 관련한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온에 보관하는 라면이나 과자 제품들보다 냉동·냉장제품들이 단일재질을 적용하기 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유럽에서 생산·판매하는 냉동만두 제품에 단일 폴리에틸렌(PE) 소재의 파우치 필름을 적용하고 있다"며 "향후 유럽 내 규정 변화에 맞춰 단일재질의 적용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지난해부터 냉동·냉장제품 포장재에 대해 단일재질 전환을 연구하고 있다. 오뚜기는 "냉동·냉장 식품은 주로 저온에서 유통·보관되기 때문에 포장재에 요구되는 산소·수분 차단성, 내열성, 내구성 등 기능적 요건이 상온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한 경우가 많다"며 "다만, 모든 냉동·냉장 식품에 단일재질 적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제품의 특성과 유통환경, 포장재의 기계적 강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단일재질 포장재에 대한 연구는 개별기업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주도하에 '재활용 포장재' 의무화 등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 대응이 이뤄져야 실효성있는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계형산 목원대 교수는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지금도 가능한 일"이라며 "다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규제가 생긴다면 필요에 의해 적극적으로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럽 기업들은 포장재 규제가 시행되자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개발에 나섰다. 영국 버밍엄에 본사를 둔 워커스 초콜릿(Walkers Chocolates)은 지난해 초콜릿 포장재에서 폴리에틸렌(PE) 소재를 제거하고 100% 종이 포장재로 바꿔 재활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기업은 아쿠아팩(Aquapak)의 하이드로폴(Hydropol)폴리머로 PE를 대체해 완전 재활용이 가능하고 퇴비화가 가능한 포장재를 만들었다. 

최근 뉴욕에서도 포장재 감소 및 재활용 인프라법안(PRRIA)이 상원을 통과했다. 플라스틱 및 화학업계의 반발로 의회 표결이 무산되긴 했지만 의원들은 내년에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포장재 감축량과 재활용 계획을 제출하도록 돼 있는 이 법안은 불투명 또는 색소가 첨가된 페트와 재활용이 불가능한 라벨구조 등을 뉴욕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기후/환경

+

전쟁 복구에 탄소시장 도입?…우크라 재건에 기후금융 활용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 탄소시장과 기후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먹이로 착각하고 '꿀꺽'...바닷새·거북, 소량의 플라스틱에도 폐사

생각보다 적은 양의 플라스틱만으로도 다양한 해양생물이 죽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미국 해양보호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 연구팀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