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부와 동부를 뒤덮은 열돔 현상이 폭염뿐 아니라 대기질까지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뉴욕과 롱아일랜드 지역은 지상오존 농도가 높아지면서 3일 연속 '오존 경보'가 내려졌다.
뉴욕주 환경보호국은 23일(현지시간)부터 사흘 연속 오존 대기질 건강 권고를 발령했다. 대기질지수(AQI)는 23일 101, 24일 119, 25일 108로, 3일 연속 경고 수준을 초과했다. 대기질지수 101 이상은 민감군에게 '건강에 해로움' 수준에 해당한다.
오존은 여름철 태양광선과 자동차 배출가스, 산업활동에서 발생한 전구물질이 반응해 지표면 근처에서 생성되는데, 강한 햇빛과 정체된 대기 조건은 오존 생성을 가속화한다. 오존은 기도 점막을 자극하고 기침,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반복 노출시 폐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 천식 등 호흡기 질환자는 악화 위험이 크다.
기상학자 짐 맥콰이드는 "열돔은 대기를 누르며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둔다"며 "뜨거운 공기 속에 오염이 농축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오존과 고온이 결합할 경우 건강 위험이 상승한다고 경고한다. 하버드공중보건대학 메리 라이스 교수는 "폭염과 오염은 심혈관·호흡기 부담을 각각 높이며, 겹칠 경우 병원 입원률과 사망 위험이 동반 상승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미국 전역의 대기질 개선 추세를 되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산불 증가와 기후변화가 배경으로 지목돼 왔고, 이번처럼 오존이 수일간 고농도로 유지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오존 경보가 사흘 연속 이어진 것은 뉴욕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대기오염과 기후 문제가 중첩되면서, 예년과 다른 양상의 여름이 예고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후 전문가들은 "열돔이 잦아질수록 대기질 악화일수가 늘어난다"며 "미국 동부 대도시권은 향후 폭염과 오염 동시 대응이 중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폭염 속 오존 경보가 반복되는 가운데, 뉴욕주에서는 쿨링센터를 운영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냉방 공간이 운영하고 노약자에게 실외활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높은 기온 때문에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관련기사: 졸업식 도중 150명 '열사병'…美 1.6억명 열돔에 갇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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