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을 처리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김귀용 교수와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김병조 교수팀은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해 물속에 퍼져있는 과불화화합물을 흡착시켜 농축한 뒤 이를 전기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과불화화합물은 프라이팬 코팅, 방수 의류 제조, 반도체 공정 등에 쓰는 물질로, 한번 환경에 유출되면 수백 년간 거의 분해되지 않는다. 최근 과불화화합물이 극미량만 들어있어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잇따르면서 우리나라, 미국 등에서는 음용수에 포함된 과불화화합물 함량을 리터당 나노그램 수준 이하로까지 강화하고 있다. 이에 저농도 과불화화합물 폐수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행 기술은 분리와 처리 단계가 구분돼있다. 활성탄 등을 이용해 폐수에서 과불화화합물을 흡착시킨 뒤 이를 고온에서 소각하거나 매립하는데, 매립의 경우 과불화화합물을 분해하지 못하고 격리하는 데 그친다.
이에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의 성질이 고분자에 걸리는 전압 방향 등에 따라 바뀌는 점에서 착안해, 저농도 폐수에서 과불화화합물을 농축·분리하는 기술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도성 고분자가 코팅된 전극을 폐수에 넣고 전압을 가하면, 자석이 철가루를 끌어모으듯 과불화화합물을 모으는 방식이다. 이후 전압 방향을 바꾸면 전극에 붙어있던 과불화화합물이 다시 떨어져 나온다. 과불화화합물만 선택적으로 골라내 처리에 드는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방식을 적용해 분해에 드는 전기에너지를 기존 대비 1/20으로 줄였으며, 하수 처리수, 수돗물과 같은 복잡한 수질 조건에서도 적용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팀은 분리와 분해 작업을 합쳐 처리 공정을 단순화했다고 덧붙였다. 분해조 하나에 과불화화합물을 모으는 흡착 전극과 이를 분해하는 전극이 함께 들어간 정화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김귀용 교수는 "전도성 고분자는 일반 흡착제와 달리 탈착 및 재생을 위한 화학약품 처리 등이 필요없고, 흡착된 과불화화합물을 다시 쉽게 분리할 수 있어 저농도 과불화화합물 폐수 처리에 경제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분리와 처리 단계를 일원화하고 폐수에서 분리된 과불화화합물을 매립이나 소각하는 것이 아닌 분해까지 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도성 고분자의 과불화화합물 흡착과 탈착 원리도 규명했다. 시뮬레이션 연구를 주도한 김병조 교수는 “이번 계산·시뮬레이션 결과는 향후 오염물 선택성과 가역성을 동시에 갖는 새로운 흡착제를 설계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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