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경규제 집행실적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6 11: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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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환경법 위반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최근 수 십 년 이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환경규제 완화에 이어 단속까지 느슨해진 탓이다.

미국 법무부와 환경보호청이 공개한 공식 집행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기업과 시설을 상대로 한 환경법 위반 단속과 소송, 벌금 부과 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법과 기준은 유지되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집행하는 활동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의미다.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유해물질 관리 등 주요 환경 규제 전반에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현장 점검 횟수는 줄었고, 위반 사항이 적발돼 법적 조치로 이어지는 사례도 감소했다. 환경법을 어겨도 과거보다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치로도 변화는 분명하다. 미국 환경보호청 통계에 따르면 환경법 위반에 따른 연간 벌금과 합의금 규모는 과거 평균보다 약 40~50%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도록 명령하는 행정 조치와 시설 개선 명령도 같은 기간 눈에 띄게 줄었다. 일부 연도에는 전체 벌금 규모가 과거의 절반 이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환경 규제를 대하는 미국 정부의 태도 변화로 보고 있다. 규제 완화를 우선시하는 정책 기조와 함께, 인력 부족과 예산 제약이 겹치면서 환경법 집행 자체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규제가 없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규제를 집행하려는 의지가 약해졌다는 점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집행 약화는 기업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단속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환경 규정을 지키는 비용보다 위반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는 쪽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환경 규제가 사실상 경고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기후 대응 측면에서도 부담은 커진다. 온실가스 감축과 오염 저감을 위한 법과 목표가 존재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집행하지 않으면 배출 감소로 이어지기 어렵다. 미국이 국제사회에 내놓은 기후 공약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연방 정부의 집행이 약해지자 일부 주 정부와 시민단체는 자체 단속과 소송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 단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본다. 오염은 주 경계를 넘는 경우가 많아, 연방 차원의 강한 집행 없이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환경 단체들은 미국의 문제를 새로운 규제의 부족이 아니라, 이미 마련된 환경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으로 보고 있다. 법과 기준은 존재하지만 집행이 약해질 경우, 환경 규제의 실효성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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