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변희수 하사같은 비극없어야"
"더이상 정체성을 차별받아 안타까운 죽음에 이르는 비극은 없어야 한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저마다 무지개 깃발을 들거나 무지개 망토를 두른 300여명이 모여 '차별금지법을 연내 제정하라'고 외쳤다.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시민대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지난 10월 12일 2명의 활동가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부산에서 걷기 시작한 것이 시발점이다. 이들은 28일동안 서울 국회 앞까지 500km를 걸어 왔고, 여기에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가 주관해 시민들을 모아 시민대행진으로 확산된 것이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금천구청역에서 여의도까지 행진하면서 2개조로 나뉘어 각기 다른 구간을 행진했다. 1조는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에서, 2조는 같은 역 5번 출구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부 참가자는 "국회는 평등을 발의해라" "사회적 합의 이미됐다"며 눈물을 글썽이며 구호를 외쳤다. 한 참가자는 "헌법에서 평등을 말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입법없이는 실질적인 평등을 이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올해 변희수 하사처럼 너무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며 "더이상 성정체성으로 차별받아 죽음에 이르는 비극은 없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행진에는 여러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도 함께 했다.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최초 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인권워싱은 그만 해야 한다"라며 "차별을 금지하고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 의원은 "17일에 법사위가 열리는데 그때 차별금지법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도록 목숨을 걸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비비안 활동가는 인터뷰에서 "내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기전까지 차별, 혐오는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며 "누구나 차별을 당할 수 있고 가족 등 가까운 사람이 소수자일 수 있다"며 보편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행진을 주관한 차제연 관계자는 "우리는 더이상 국회를 봐줄 생각이 없다"며 "2021년 연내제정에서 단 하루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회 앞을 떠나지 않고 버티고 서서 차별금지법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민청원'이 10만명 동의로 성사된 이후 국회는 90일 안에 심사결과를 내놓아야 했지만 이를 60일 연장하며 11월 10일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이날 국회는 차별금지법 심사를 2024년 5월까지 다시 연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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