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강조 4대은행 화석연료 투자 '수백조원대'
캐나다 상원의원이 "현행 금융제도가 기후위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며 금융권을 손보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캐나다의 로사 갈베즈(Rosa Galvez) 상원의원은 은행과 크라운 기업(캐나다의 국영기업) 등 금융기업 임원들이 캐나다의 기후목표에 부합하는 기업운영을 하도록 강제하는 '기후부합 금융법'(the Climate-Aligned Finance Act)을 지난 24일(현지시간) 발의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르면 캐나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45%를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
'기후부합 금융법'은 금융기업 임직원들에게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우고, 기업 이사회에 기후전문가를 배치할 것, 그리고 캐나다 금융감독청(Office of the Superintendent of Financial Institutions·OSFI)의 소관업무에 기후목표에 대한 감시를 추가하도록 하는 조항이 담겨있다. 또 기업들이 기후행동계획 및 연례경과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 평가가 기업활동에 의한 기후리스크에 기반하도록 할 것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 법안은 겉으로 탄소중립을 선언한 금융기관들이 이면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는 불일치를 규탄하기 위한 취지다. 실제로 캐나다의 대표 은행들은 금융부문이 기후변화로 인한 금융위기를 완화하고, 청정에너지 및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에 필수적이라는 인식 하에 유엔(UN) 주도 '탄소중립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NZBA)에 가입했다. 하지만 파리기후변화협정 이래 캐나다왕립은행(RBC), 토론토도미니온은행(TD뱅크) 스코샤은행, 몬트리올은행은 화석연료 산업에 각각 2082억달러(약 256조원), 1575억달러(약 193조원), 1480억달러(182조원), 1264억달러(155조원)를 투자했다.
갈베즈 의원은 "기업 자문을 통해 알아낸 정보에 따르면 중요한 재무의사 결정을 내리는 인사들 대부분 기업 이사회에 기후전문가가 없었다. 반면 노골적인 이해충돌은 팽배해 있다"며 "캐나다에서 가장 중요한 이사회 회원 500명을 한데 모아놓으면 80%가 직·간접적으로 화석연료 사업에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NZBA에서 공약한 대로 기후목표에 부합하는 계획을 수립한 은행이 아직까지 한 군데도 없다"면서 "NZBA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자발적으로 화석연료에서 손을 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갈베즈 의원은 "캐나다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탈탄소 움직임이 주류화되고 있다"며 "따라서 정부가 나서서 모두가 탄소중립 출발선에 서도록 돕고, 탄소중립을 향한 경주를 시작해야 한다. 더 지체한다는 것은 리스크를 의미하고, 리스크는 곧 금전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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