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지 줄어도 수확량은 유지 또는 증가돼
자연친화농업이 생물다양성과 농작물 수확량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생태수문학센터(UK Centre for Ecology and Hydrology)는 자연친화적인 농법이 평균 수확량을 줄이지 않으면서 생물다양성을 증가시킨다고 최근 발표했다. 농지 일부를 자연상태 그대로 두는 일이 식량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히려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10년에 걸쳐 영국 버킹엄셔에 위치한 1000헥타르 규모의 상업용 경작지 힐스덴(Hillesden)에서 대규모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2005년 초부터 새의 먹이가 되는 씨앗식물, 꽃가루 매개자를 위한 야생화, 그리고 다양한 조류, 곤충, 작은 포유동물의 서식지가 되는 수풀을 포함해 여러 야생서식지를 조성했다.
연구진은 꽃가루 매개자와 작물해충의 포식자 등 농업생산에 필수적인 야생동물의 개체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문지기나비, 줄흰나비 등 일부 나비종이 2배로 늘었고, 곤충을 주로 잡아먹는 새들은 유럽박새가 88%, 푸른박새가 73% 증가하는 등 산울타리와 수풀 은신처의 덕을 봤다.
게다가 야생서식지를 조성하면서 농경지가 손실됐음에도 불구하고 힐스덴의 전반적인 수확량이 유지됐으며 일부 작물은 오히려 향상됐다. 꽃가루 매개자 및 해충을 잡아먹는 새와 곤충 개체수가 늘면서 혜택을 받은 것이다.
제이크 파인스(Jake Fiennes) 자연친화적 농경서 '랜드힐러(Land Healer)' 저자는 "비생산적 지역에서 식량을 재배하는 일을 중단하고 자연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평균 수확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수확량에 영향을 주지 않고 농장의 생물다양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령 농경지 가장자리에 산림이 있는 경우 그 가장자리 15~20m 구간은 예외없이 평균 수확량의 50%까지밖에 생산되지 않는 대신 나머지 농경지의 평균 수확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는 "생물다양성위기와 기후위기는 서로 연관된 것"이라며 "자연뿐만 아니라 수확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존 레드헤드(John Redhead) 영국생태수문학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힐스덴뿐만 아니라 다른 상업농경지에서도 농업환경계획을 적용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며 "자연친화농업은 조류와 나비 개체군에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시사했다.
이번 연구는 '응용생태학저널(Journal of Applied Ec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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