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실가스인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고온에서 반응시켜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건식 개질반응(DRM)'에 사용되는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내구성을 높이도록 개량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온수전해연구실 김희연, 최윤석 박사 연구진이 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 정우철 교수와 공동으로 '건식 개질반응' 촉매를 개량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자가생성촉매는 내구성을 높여 기존 촉매보다 금속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건식 개질반응은 대표적 온실가스인 메탄(CH4)과 이산화탄소(CO2)를 고온에서 반응시켜 수소(H2)와 일산화탄소(CO)를 합성하는 기술이다.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고 에너지원인 수소와 다목적 합성가스를 생산할 수 있어 산·학계에서 현재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핵심기술이다.
건식 개질반응에는 저렴하면서 성능이 우수한 니켈(Ni) 촉매가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반응과정에서 탄소가 촉매 표면에 쌓여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탄소침적 현상은 장기 운전과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산화물을 활용한 '자가생성촉매(Self-generating Catalyst)'가 주목받고 있다. 자가생성촉매는 금속이 지지체 내부에 존재하다가 반응 조건이 갖춰지면 표면으로 빠져나와 반응 활성점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빠져나온 금속 입자는 지지체와 강하게 결합하고 탄소 침적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 기존 니켈 촉매에 비해 장기간 운전 시에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원자간 결합력을 최적의 조건으로 조정해 고온의 건질 개질 반응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자가생성촉매를 개발했다. 개발된 촉매를 활용하면 기존 촉매의 니켈 사용량 대비 3% 수준으로도 동일한 양의 합성가스를 생성할 수 있다.
자가생성촉매는 내부의 금속원소가 표면으로 쉽게 이동할수록 반응속도가 빨라진다. 하지만 연구에 사용된 란타늄망간화합물(LaMnO3)계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지지체는 원자간 결합이 강해 내부 금속입자가 빠져나오기 어려웠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산화물 지지체 안의 란타늄(La3+)을 칼슘(Ca2+)으로 치환해 원자간 결합력을 낮추고 더 많은 양의 니켈이 촉매 표면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과도한 양의 칼슘을 첨가할 경우,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자체가 붕괴해 촉매의 안정성과 활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칼슘 치환량의 최적 범위를 도출해 탄소 침적에 대한 높은 저항성과 개질 반응 활성도를 지니면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자가생성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촉매를 기존 촉매와 비교한 결과, 동일한 수준의 합성가스 생산에 필요한 니켈양이 기존의 3% 수준으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또 기존 촉매는 연속 운전시 점차 성능이 저하되는 것과 달리, 개발된 촉매는 800도의 고온 조건에서 500시간의 장기 운전시에도 높은 전환 효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탄소 침적 현상도 전혀 관찰되지 않아 우수한 내구성을 입증했다.
연구책임자인 김희연 박사는 "자가생성촉매 기술은 기존의 니켈 촉매가 가지고 있던 탄소 침적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면서도, 원료 비용과 공정 비용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이라고 밝혔다.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 최윤석 박사는 "건식 개질 반응뿐만 아니라 다양한 탄화수소 연료의 개질 공정, 고온수전해(SOEC) 등 차세대 에너지 변환장치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촉매분야 세계적 학술지 '미국화학회 촉매학술지(ACS Catalysis, IF 13.1)'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