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산불 증가하고, 작물수확량·전력생산은 감소
기후위기로 유럽 대륙의 3분의2가 극심한 가뭄에 타격을 입으면서 500년 만에 최악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유럽(EU)집행위원회 산하연구조직인 세계가뭄관측(GDO)은 올초부터 유럽에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산불이 증가하고 농작물 수확량 및 전력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GDO는 지난 10일 유럽 대륙의 47%가 토양 수분이 부족한 '경고' 상태, 17%는 초목이 악영향을 받는 '경계' 상태에 있다고 보고했다.
GDO는 가뭄 상태를 '주의(watch)', '경고(warning)', '경계(alert)' 3단계로 나눈다. 두 번째로 심한 '경고'는 땅이 이미 말라붙은 상태, 가장 심한 '경계'는 식물에 악영향이 미치는 상태를 뜻한다.
올여름 유럽은 기온이 기록적으로 오르면서 교통마비, 수천 명의 이재민, 수백 명의 폭염 사망자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폭염으로 산불 또한 악화되는 추세다.
2022년 유럽 작물수확량도 가뭄과 물 부족으로 크게 감소했다. 옥수수, 콩, 해바라기의 경우 각각 이전 5년 평균보다 16%, 15%, 12%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
강수량이 줄면서 유럽 전역의 하천 유량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다. 수력발전이 20% 감소하고 에너지부문 냉각시스템에도 악영향을 줘 에너지위기까지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가뭄위험이 벨기에, 프랑스, 독일, 헝가리,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몰도바, 네덜란드, 세르비아 북부, 포르투갈, 루마니아, 스페인, 우크라이나, 영국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 지중해 지역은 평년보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올해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마리야 가브리엘 유럽혁신위원회(European Innovation Commission)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심각한 가뭄과 폭염이 겹쳐 EU 전체에 전례 없는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며 "산불 빈도가 평균 이상 증가해 농작물 생산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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