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항생제 걱정 없어 친환경
"골~~~! 네 대한민국의 골입니다!"
지난 28일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 한국의 월드컵 경기가 방영되고 있는 마포구에서는 치킨을 먹는 손님들로 호프집이 북적거렸다. 한 호프집 사장은 "확실히 월드컵 때가 되니까 치킨을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며 "평소보다 2배 정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치킨'은 월드컵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한 맥주집에서는 새송이버섯으로 만든 '식물성 치킨'을 먹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외에도 비건 육포, 비건 마라샹궈, 비건 치킨 등 비건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식물성 치킨은 아직은 국내에서 낯선 개념이지만 국내 채식 인구가 늘면서 대체육 치킨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올해 250만명까지 늘었다. 서울 '셀러마켓', 대전 '욜라탱고', 부산 '잇드링크비건', '경남 함양의 '슬로우테디' 등 전국 34군데의 소매점과 식당에서 식물성 치킨을 제공하고 있다.
이 '버섯치킨'을 국내 최초로 만든 곳은 '위미트'다. 위미트의 안현석 대표는 "대체햄, 대체너겟 등의 대체육 제품은 많지만 실제 치킨과 유사한 '식물성 치킨'을 판매하는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버섯치킨은 새송이버섯, 두부, 병아리콩 등 100% 식물성 재료로 제조한다. 식감은 치킨과 매우 흡사하다. 안 대표는 "버섯치킨을 맛본 대부분의 손님들은 치킨과 식감이 비슷하다고 느껴 대체로 평이 좋다"며 "이런 수요에 힘잆어 국내 식당 몇군데에도 버섯치킨을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섯치킨 등과 같은 대체육의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55억원(약1930만달러)이다. 이는 2016년 약 186억원(1410만달러)보다 약 1.4배 높은 수치다. 식물성 대체육 제품 수는 2017년 약 3만5300개에서 지난해에는 4만6600개로 약 1만개 가량 늘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2025년 299억원(약 226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명 대기업들도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현재 국내에서 식물성 대체육을 제조·유통하는 굴지의 기업은 롯데푸드, 롯데지알에스, 사조대림, 동원F&B 등이 있다.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출시했고 최근 CJ제일제당과 풀무원도 관련 신제품을 출시했다.
대체육이 점점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즐겨먹는 양고기, 소고기 등 육고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양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39.2kg, 소고기 1kg은 27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축산기업 15곳이 내뿜는 메탄 배출량이 약 1280만톤으로, 유럽연합(EU) 전체 배출량의 80% 이상에 해당할 정도로 막대하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84배나 높은 강력한 온실가스다.
대체육은 항생제 위험에서도 자유롭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맥도날드, 타코벨, 월마트 등 미국 주요 식품기업에 소고기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항생제를 남용하고 있어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 확산 위험이 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글로벌 대체육 시장도 커지고있다.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 시장규모는 2019년 약 47억달러 규모로 2023년 약 60억달러 규모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이 약 10억달러 규모로 가장 큰 시장(전체의 21%)을 차지하며 △영국(6.1억 달러, 12.9%) △중국(2.8억 달러, 6.0%) △독일(2.6억 달러, 5.5%) △일본(2.2억 달러, 4.7%) 순이다.
이 중 식물성 대체육이 세계 대체식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87.2%)을 차지하고 있다. 외에 줄기세포 배양육, 균류 단백질, 곤충 단백질, 해조류 단백질 등이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갈길이 멀다고 안대표는 주장했다. 그는 "치킨 시장은 7조인데 반해 국내 대체육 시장은 250억원에 불과하다"며 "대체육 시장이 성장하려면 채식을 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수요도 있어야한다"고 했다.
그는 또 "회사직원들과 회식을 할 때 주로 고기를 먹는 등 아직은 국내에서 육고기 문화가 대세"라면서 "일반 국민들이 대체육을 단순 채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청국장과 같은 하나의 음식으로 여겨 더 많이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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