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보면서 1인 1닭?…버섯 치킨도 있다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1 14:47:56
  • -
  • +
  • 인쇄
채식인구 늘면서 식물성 치킨 인기
온실가스·항생제 걱정 없어 친환경
▲위미트 식물성 프라이드 치킨 (사진=위미트) 

"골~~~! 네 대한민국의 골입니다!" 

지난 28일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 한국의 월드컵 경기가 방영되고 있는 마포구에서는 치킨을 먹는 손님들로 호프집이 북적거렸다. 한 호프집 사장은 "확실히 월드컵 때가 되니까 치킨을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며 "평소보다 2배 정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치킨'은 월드컵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한 맥주집에서는 새송이버섯으로 만든 '식물성 치킨'을 먹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외에도 비건 육포, 비건 마라샹궈, 비건 치킨 등 비건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식물성 치킨은 아직은 국내에서 낯선 개념이지만 국내 채식 인구가 늘면서 대체육 치킨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올해 250만명까지 늘었다. 서울 '셀러마켓', 대전 '욜라탱고', 부산 '잇드링크비건', '경남 함양의 '슬로우테디' 등 전국 34군데의 소매점과 식당에서 식물성 치킨을 제공하고 있다. 

이 '버섯치킨'을 국내 최초로 만든 곳은 '위미트'다. 위미트의 안현석 대표는 "대체햄, 대체너겟 등의 대체육 제품은 많지만 실제 치킨과 유사한 '식물성 치킨'을 판매하는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버섯치킨은 새송이버섯, 두부, 병아리콩 등 100% 식물성 재료로 제조한다. 식감은 치킨과 매우 흡사하다. 안 대표는 "버섯치킨을 맛본 대부분의 손님들은 치킨과 식감이 비슷하다고 느껴 대체로 평이 좋다"며 "이런 수요에 힘잆어 국내 식당 몇군데에도 버섯치킨을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미트 안현석 대표는 "대체육을 단순히 채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청국장처럼 하나의 음식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ewstree


버섯치킨 등과 같은 대체육의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55억원(약1930만달러)이다. 이는 2016년 약 186억원(1410만달러)보다 약 1.4배 높은 수치다. 식물성 대체육 제품 수는 2017년 약 3만5300개에서 지난해에는 4만6600개로 약 1만개 가량 늘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2025년 299억원(약 226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명 대기업들도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현재 국내에서 식물성 대체육을 제조·유통하는 굴지의 기업은 롯데푸드, 롯데지알에스, 사조대림, 동원F&B 등이 있다.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출시했고 최근 CJ제일제당과 풀무원도 관련 신제품을 출시했다. 

대체육이 점점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즐겨먹는 양고기, 소고기 등 육고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양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39.2kg, 소고기 1kg은 27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축산기업 15곳이 내뿜는 메탄 배출량이 약 1280만톤으로, 유럽연합(EU) 전체 배출량의 80% 이상에 해당할 정도로 막대하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84배나 높은 강력한 온실가스다.

대체육은 항생제 위험에서도 자유롭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맥도날드, 타코벨, 월마트 등 미국 주요 식품기업에 소고기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항생제를 남용하고 있어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내성균) 확산 위험이 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식물성 치킨 (사진=위미트)


이에 글로벌 대체육 시장도 커지고있다.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 시장규모는 2019년 약 47억달러 규모로 2023년 약 60억달러 규모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이 약 10억달러 규모로 가장 큰 시장(전체의 21%)을 차지하며 △영국(6.1억 달러, 12.9%) △중국(2.8억 달러, 6.0%) △독일(2.6억 달러, 5.5%) △일본(2.2억 달러, 4.7%) 순이다. 

이 중 식물성 대체육이 세계 대체식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87.2%)을 차지하고 있다. 외에 줄기세포 배양육, 균류 단백질, 곤충 단백질, 해조류 단백질 등이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갈길이 멀다고 안대표는 주장했다. 그는 "치킨 시장은 7조인데 반해 국내 대체육 시장은 250억원에 불과하다"며 "대체육 시장이 성장하려면 채식을 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수요도 있어야한다"고 했다. 

그는 또 "회사직원들과 회식을 할 때 주로 고기를 먹는 등 아직은 국내에서 육고기 문화가 대세"라면서 "일반 국민들이 대체육을 단순 채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청국장과 같은 하나의 음식으로 여겨 더 많이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해수부,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 2배로 늘린다

해양수산부가 오는 2027년까지 해양보호구역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어업 규제를 절반으로 줄인다.13일 해수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해양수산

빙그레, 영업용 냉동 탑차 전기차로 전환한다

빙그레가 친환경 사업장 구축을 위해 영업용 냉동 탑차를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12일 밝혔다.이번에 전환되는 차량은 빙그레의 영업소에서 빙과 제품

셀트리온, ESG 경영활동 일환으로 야생조류 보호활동 전개

셀트리온은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의 일환으로 지역 시민단체인 인천녹색연합과 공동으로 야생조류 보호 ESG 활동을 전개했다고 11일 밝혔다.이번 행사

[알림] 돌아온 트럼프와 美 에너지정책 전망...25일 'ESG포럼' 개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미국의 에너지 정책기조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세계는 미국의 변화에 영향을 받

울산시, 내년부터 공공 현수막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

울산시가 2025년 1월부터 시청의 전 부서와 출자·출연기관 등에서 사용하는 행정용과 행사·축제 홍보용 현수막(현수기)을 친환경 소재로 전환

SK '이사회 2.0' 도입...최태원 "AI시대 기회포착 '운영개선' 필수"

SK그룹이 각 관계사 이사회의 역할을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으로 강화하는 '이사회 2.0' 도입을 통해 그룹 거버넌스 체계를 고도화한다.11일 SK

기후/환경

+

11월인데 아직도 여름...中 광저우, 30년만에 '가장 긴 여름'

중국 광저우의 기온이 11월 중순에 접어들었는데도 여전히 여름 기온에 머무르고 있다. 여름과 가을을 구분짓는 기준치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고

[르포] "폭염에 잣 수확량 95% 줄었다"...가평 잣 농가들 '한숨'

경기도 가평군 축령로에 있는 한 잣 공장. 수확철 막바지여서 잣 탈각기는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탈각기를 바라보는 농부의 표정은 썩 밝지 않다.

[COP] "기후재원 연간 1조달러 필요"...선진국 서로 눈치만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고 있는 빈곤국들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기후재원이 2030년까지 매년 1조달러(약 1402조8000억원)라는 진단이 나왔다.아제르바이잔

임차인도 영농형 태양광 사업 가능...'농지법' 개정안 발의

농작물을 경작하면서 태양광 발전을 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확대를 지원하는 '농지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개정안은 농업진흥지역 밖의 농지에 태양

스페인 하늘에 '구멍'...역대급 폭우 2주만에 또 폭우

넉달치 비가 하루에 내리면서 역대급 피해를 입었던 스페인에서 또다시 폭우가 내려 동부와 남부 학교가 폐쇄되고 주민들이 대피했다.13일(현지시간)

[COP] 프랑스까지 불참...기후위기 공동대응 균열?

프랑스가 아제르바이잔과의 갈등으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기후위기 공동대응이라는 국제적 공감대가 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