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태우지 말라"…바이오에너지 종식 선언 나올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7 08: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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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COP15 앞두고 각국 정상에 촉구
"산림벌채가 기후위기·생물다양성 파괴 주범"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유엔 COP15생물다양성정상회담을 앞두고 65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세계정상들을 상대로 에너지를 목적으로 나무를 태우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산림벌채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등 세계 지도자들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바이오에너지가 '탄소중립'이라는 오해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넷제로 목표를 이유로 산림바이오매스에 의존하고 있다. "기후와 생물다양성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숲을 그대로 두는 것이지만 바이오매스에너지는 그 반대"라는 것이다. COP15를 준비하면서 이들은 산림바이오에너지가 국제기후자연목표를 훼손하는 만큼 각국이 바이오에너지 사용을 시급히 중단하고 대신 풍력,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원을 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한은 세계 지도자들이 COP15회담에서 2030년까지 육지와 바다의 30%를 보호하기로 합의한다면 바이오매스에너지 의존도 또한 종식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행이 계속될 경우 COP15와 기후회담에서 맺은 공약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한의 주 저자인 알렉산드르 안토넬리(Alexandre Antonelli) 영국 큐 왕립식물원(Kew Gardens) 과학책임자는 "에너지안보는 주요한 사회적 문제지만 답은 우리의 소중한 숲을 태우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매스가 '녹색에너지'라는 생각은 오해이며 오히려 세계적인 생물다양성위기를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바이오에너지가 저탄소에너지의 1/3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특히 영국은 바이오매스용 목재 펠릿의 최대 수입국으로 2019년에는 미국에서 5백만 톤 이상을 들여왔다. 바이오매스는 영국 넷제로 전략에 있어 상당부분을 차지하며 지난 10년간 56억 파운드의 보조금까지 받아갔다. 캐나다, 에스토니아, 미국은 바이오매스용 목재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다.

그러나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려 나무를 벨 경우 숲에 갇혀있던 탄소가 방출돼 배출량이 늘고 탄소부채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탄소부채를 상쇄하려면 나무가 다시 자랄 때까지 수십 년 혹은 심지어 수 세기씩 지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나무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일 또한 비효율적이다. 대기 중 탄소 배출량이 가스나 석탄보다도 많은 데다 목재를 수확하고 운반하는 데도 에너지가 쓰인다. 바이오에너지에 따른 기후영향은 이미 수년간 전문가들이 경고해왔지만 이제는 기후뿐만 아니라 자연에도 심각한 위험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서한의 주요 저자인 윌리엄 무모(William Moomaw) 미국 터프츠대학 교수는 "숲은 화석연료로 인한 전세계 배출량의 약 30%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종의 서식지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생물학적으로 다양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산림바이오에너지가 세계적 생물다양성의 핫스팟인 미국 남동부 해안산림, 유럽 발트해 연안국가, 캐나다 아한대 산림, 동유럽 카르파티아산맥의 보호림 생태계를 불법벌채하게 만든다"며 "이들은 모두 대체할 수 없는 희귀한 식물 종, 포유류, 조류의 서식지"라고 밝혔다.

미국 비영리환경단체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의 엘리 페퍼(Elly Pepper)는 바이오매스 같은 가짜 재생에너지를 넷제로 계획의 중심에 계속 두면 모든 글로벌 환경협약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세계의 야생동물은 이미 사라지고 있으며 바이오에너지산업은 귀중한 산림서식지를 파괴해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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