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교 "배양육 스테이크는 적법"…대체육 시장 탄력받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20 11:31:50
  • -
  • +
  • 인쇄
온실가스 배출량 92% 감축 친환경 기술
2040년 육류시장 점유율 60% 차지할듯
▲이스라엘 대체육 스타트업 알레프 팜스의 배양육 스테이크 (사진=알레프 팜스)


유대교 최고 지도자가 대체육을 '율법에 맞는 음식'으로 인정하면서 대체육 시장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유대교 최고 지도자인 데이비드 라우(David Lau) 수석 랍비가 이스라엘 대체육 스타트업 알레프 팜스(Aleph Farms)의 제품이 '카슈룻'(Kashrut)하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19일(현지시간) 알레프 팜스가 밝혔다. '적법하다'는 뜻을 가진 '카슈룻'은 모세 오경과 유대교 전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음식법에 따라 유대교에서 '먹을 수 있다'고 인정한 음식이다.

알레프 팜스는 실험실에서 소의 세포를 배양해 스테이크용 동물성 대체육을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다. 도축 과정을 거치거나 항생제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방목지나 축사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토지 사용량이 90% 이상 적고, 생산 과정 전반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92% 줄일 수 있다. 물 사용량은 기존 소고기 생산업체에 비해 50% 절감했다.

알레프 팜스의 대체육에 대해 라우 수석 랍비는 육류와 유제품을 포함하지 않은 중성 상태의 식품인 '파르브'(Parve)로 분류했다. 다만 기존 육류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판매시 '대체육'임을 명시하도록 했다. 카슈룻은 제품의 원료 및 특징에 따라 육류, 유제품, 중립의 것을 나타내는 파르브 3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알레프 팜스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디디에 투비아(Didier Toubia)는 "알레프 팜스 뿐 아니라 배양육 산업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판결"이라면서 "전통과 혁신의 교점에서 더 포용적인 공적 담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판결로 대체육이 율법상의 제약과 무관해지면서 종교적 금기를 범할 것을 우려해 구태여 육류를 먹지 않았던 사람들도 수요층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례로 '너희는 염소 새끼를 제 어미의 젖으로 삶지 말라'는 '신명기'의 계명에 따라 고기와 유제품을 같은 식탁에 두지도 못하고, 6시간가량의 시차를 두고 먹어야 하는 유대교 신자들은 대체육으로 선택폭이 넓어지면서 관련 소비가 촉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알레프 팜스는 전세계 유대교 신자의 86%가 살고 있는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지에서 '카슈룻'한 동물성 대체육 수요가 늘면서 2030년 해당 시장이 1000억8500만달러(약 123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체육이 소비자의 지속가능성 중시에 따른 장기적 트렌드로 발전하면서 2030년경 전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해 기존 육류 시장규모를 추월할 전망이다.

국민의 95%가 불교 신자인 태국 역시 대체육 시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최대 참치 통조림 회사인 타이 유니온은 알레프 팜스에 투자해 세포 배양육 시장에 발을 들였다. 한국이나 중국의 대승 불교와 다르게 태국의 상좌부 불교는 육식을 허용하지만,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에 따라 태국에는 채식 문화가 뿌리내렸다.

최근에는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며 식물성 대체육을 비롯한 비건(Vegan) 시장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유명 온라인 설문조사 플랫폼 라쿠텐에 따르면, 태국 소비자들이 비건 식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로 '건강에 이롭다'(남녀 평균 69.5%)가 선정되었고 그다음 '종교·문화적 채식주의'(27%)가 가장 많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태국 식품 대기업들은 식물성 대체육 사업 통해 채식 대중화 주도하고 있어 태국 비건시장이 2년내 1조7000억원 규모를 돌파할 예상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 롯데, 대상, 풀무원 등 주요 기업들이 대체육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체식품' 시장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효율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정의 및 안전관리 기준 신설을 행정예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