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 주변에 두꺼비 30~40마리가 인근 산에서 내려와 저수지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 주변에 암수 짝을 이룬 두꺼비 30~40마리가 땀을 뻘뻘 흘리며 저수지로 향했다. 현장 점검차 나온 지자체 직원들은 겨우내 잠들었다가 모습을 드러낸 두꺼비를 보고 길을 터줬다.
두꺼비를 본 직원은 "평년 같으면 벌써 두꺼비들이 알을 낳기 위해 이동을 끝냈을 시기"라며 "봄가뭄이 심해 이동하기 좋은 조건이 아니었지만 날씨가 풀리면서 움직이는 개체가 생겨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성구 설명에 따르면 망월지 인근 욱수산에서 겨울잠을 잔 두꺼비는 통상 경칩(올해 3월 6일) 이전에 산을 내려와 망월지로 향한다. 망월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두꺼비 산란지로 매해 암컷 300마리를 포함한 1000~1600마리의 두꺼비가 이동한다.
통상 암컷 1마리가 평균 1만마리의 알을 낳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봄철 300만마리의 올챙이가 망월지에서 자라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경칩이 지나서야 움직이는 두꺼비 수십마리가 보인 게 전부였다.
두꺼비들의 산란기가 늦어진 이유는 최근 이어진 건조한 날씨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꺼비들은 땅이 젖어있고 수온이 약 14℃가 넘을 때 산란을 위해 집단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태전문가들은 두꺼비들이 비를 기다리면서 이동시기를 가늠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가뭄 시기가 길었던 지난해에도 봄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자 망월지 인근 두꺼비들이 지난해 경칩인 3월 5일이 돼서야 이동을 시작했다. 그 전해인 2021년에는 2월15일에 본격적으로 이동한 것과 비교하면 보름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수성구는 비가 예보된 오는 12일쯤 대규모 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해 4월에는 저수지 수문이 개방되면서 수위가 크게 낮아져 올챙이들이 대부분 말라죽었다. 당시 생태 조사업체는 성체 두꺼비가 낳은 알 중 0.05% 수준인 약 1680마리만 살아남은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수문 개방은 망월지 지주 등으로 구성된 수리계 관계자들이 사유재산 침해를 우려해서 벌인 것으로 추정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수성구는 망월지의 생태적 가치가 높은 만큼, 이 저수지와 인근 욱수산 일대를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묶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성구 관계자는 7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최근 망월지에서 멸종위기종인 수달이 서식하는 모습도 확인돼 정착 여부 등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두꺼비 최대 산란지가 제대로 보존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을 계속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산란이 끝난 두꺼비들이 다시 욱수산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로드킬 방지 펜스를 설치하는 등 노력을 다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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