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흘러간 쓰레기...'플라스틱 암석'으로 돌변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7 13:57:51
  • -
  • +
  • 인쇄
브라질 화산섬 트린다지서 발견된 암석
'플라스틱괴'가 새로운 퇴적층으로 형성
▲브라질 트린다지 섬에서 파라나연방대학교 연구팀이 발견한 '플라스틱 암석' (사진=UFPR)


브라질의 외딴 화산섬에서 플라스틱이 자연물과 결합한 '플라스틱 암석'이 발견되면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새로운 지질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대서양의 작은 화산섬 트린다지에서 플라스틱이 암석화한 '플라스틱괴'(plastiglomerate)가 발견됐다. 브라질 남동부 이스피리투산투 주에서 1140㎞가량 떨어진 트린다지 섬은 멸종위기종 푸른바다거북(Chelonia mydas) 수천여마리가 알을 낳으러 오는 주요 산란지이자 영구보존지역이다.

▲트린다지 섬의 해변은 멸종위기종 푸른바다거북의 주요 산란지이다. (사진=UFPR)


플라스틱괴는 브라질 파라나연방대학교(UFPR)의 지질학자 페르난다 아벨라르 산투스 연구팀이 발견했다. 연구인력을 제외하고는 브라질 해군만 상주하고 있어 트린다지 섬은 사실상 무인도에 가깝다. 그럼에도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이 암석화한 것을 두고 연구팀이 화학성분을 분석한 결과 해류를 타고 해변으로 쓸려온 어구와 어망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변에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이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온도가 오르면 녹아내리게 되고, 해변의 다른 자연물과 결합해 암석으로 굳어지면서 플라스틱괴가 새로운 퇴적층을 만들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산투스는 "환경오염이 지질학적 순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새롭고도 무서운 이야기"라고 밝혔다.

▲해변에서 플라스틱이 암석으로 굳어져 퇴적층을 형성하고 있다 (사진=UFPR)


특히 트린다지 섬은 '푸른 아마존'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산활동으로 인한 풍부한 광물과 영양분,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다양한 생태계를 자랑하는 해양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알려져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트린다지 섬과 같은 영구보존지역까지 플라스틱으로 뒤덮이면서 '인류세'(Anthropocene)는 더는 이론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는 지적이다. 지질학자들은 지구 탄생후부터 46억년을 화석이나 생물의 대멸종 등을 기준으로 '지질시대'를 나누고 있는데, 산업화 이후 플라스틱, 닭뼈, 방사성 물질 등 인간활동으로 전례없는 지질학적 변화가 생겨나면서 새로운 지질시대 구분이 필요해짐에 따라 나타난 개념이다.

산투스는 "인류세에 관해 참 많은 말이 오가고 있지만, 지금 이것(플라스틱괴)이 바로 그것"이라면서 "점점 더 많은 플라스틱이 바다에 무분별하게 버려지면서 지구의 지질 기록에 남을 정도의 새로운 지질학적 물질이 돼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