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앗아간 벼락...'습한 해변'이 더 위험하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6-12 11:38:28
  • -
  • +
  • 인쇄
▲양양 설악해변서 발생한 낙뢰 사고로 부상자가 이송되고 있다. (사진=강원도 소방본부)


높은 구조물이 없는 평지인 해변에서 벼락(낙뢰)을 맞아 사람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0일 오후 강원도 양양 설악해변에서 서핑을 마치고 앉아있거나 지나가던 6명은 바로 옆 바위에 내리친 벼락에 맞아 쓰러졌다. 이 가운데 조모(36)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심폐소생술 끝에 호흡과 맥박에 돌아왔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지난 11일 오전 4시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조씨와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던 노모(43)씨는 의식이 돌아왔다. 나머지 4명은 흉부 통증과 하지 감각이상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번 경우처럼 해변같은 평지에서 벼락을 맞아 사고를 당하는 사례는 적잖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0년간 벼락으로 인한 인명사고 발생건수는 17건이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사상자 절반은 산지에서 피해를 봤지만, 골프장같은 평지에서 벼락 인명사고도 31%나 됐다. 

통상 벼락이 칠 때는 높은 구조물 아래에 있는 것이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큰 나무나 암벽 등에 벼락이 잘 내리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조물이 없는 평지도 사람에게 벼락이 직접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험하다. 특히 해변처럼 습한 평지는 감전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육지에 비해 벼락이 칠 확률이 낮다. 벼락이 치려면 공기가 강하게 상승하면서 뇌운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바다는 육지에 비해 열 흡수율이 높아 공기가 쉽게 뜨거워지지 않아서 상승류가 비교적 약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약 바다에 벼락이 친다면 바닷속 깊숙이 들어가는 게 제일 안전하다. 전기는 도체 표면을 흐르려는 성질이 있어 바다에 벼락이 치더라도 해수면을 따라 이동해 바닷속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물고기도 벼락이 내리칠만한 악천후가 발생하면 수심 깊숙한 곳으로 내려간다. 

벼락을 비롯한 번개는 구름에서 발생하는 방전 현상이다. 벼락은 비가 세차게 쏟아질 때나 우박이 내릴 때 칠 가능성이 높아 '우기'인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벼락은 연평균 10만8719회 정도다. 지난해에만 3만6750회가 관측됐는데 90%가 5~8월에 발생했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다고 예보가 되면 가급적 바깥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만약 번개가 치고 30초 내 천둥이 울리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빛의 속도는 30만㎧이고 음속은 330㎧로 번개가 치고 30초 이내에 천둥이 울렸다면 매우 가까운 곳에서 번개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번개가 번쩍이고 6~7초 후 천둥이 들렸다면 약 2㎞ 거리에서 번개가 친 것이다.

마지막 천둥이 울리고 30분이 지난 뒤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벼락이 치는 경우 우산·등산스틱·골프채 등 벼락을 유도할 수 있는 긴 물건은 몸에서 떨어뜨려야 한다. 벼락 맞기 쉬운 나무나 정자 아래는 피하고 건물이나 자동차 안으로 대피해야 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기부하고 봉사하고...연말 '따뜻한 이웃사랑' 실천하는 기업들

연말을 맞아 기업들의 기부와 봉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LG는 12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LG의 연말 기부는 올해로 26년째로, 누적 성금

'K-택소노미' 항목 100개로 확대..히트펌프·SAF도 추가

'K-택소노미'로 불리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항목이 내년 1월 1일부터 84개에서 100개로 늘어난다. K-택소노미는 정부가 정한 친환경 경제활동을 말한다

'자발적 탄소시장' 보조수단?..."내년에 주요수단으로 부상"

2026년을 기점으로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거래량 중심에서 신뢰와 품질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26일(현지시간) 탄소시장 전문매체 카본

두나무, 올해 ESG 캠페인으로 탄소배출 2톤 줄였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올 한해 임직원들이 펼친 ESG 활동으로 약 2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했다고 30일 밝혔다. 두나무 임직원들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기후/환경

+

[아듀! 2025] 끊이지 않았던 지진...'불의 고리' 1년 내내 '흔들'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에 위치한 국가들은 2025년 내내 지진이 끊이지 않아 전세계가 불안에 떨었다.지진은 연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 7일 중국

30년 가동한 태안석탄화력 1호기 발전종료…"탈탄소 본격화"

태안석탄화력발전소 1호기가 12월 31일 오전 11시 30분에 가동을 멈췄다. 발전을 시작한지 30년만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1일 충남 태안 서부발전 태안

탄녹위→기후위로 명칭변경..."기후위기 대응 범국가 콘트롤타워"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내년 1월 1일부터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기후위)로 명칭이 변경된다. 이번 명칭 변경은 지난 10월 26일 '

EU '플라스틱 수입' 문턱 높인다...재활용 여부 입증해야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합의가 수차례 불발되자, 참다못한 유럽연합(EU)이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재활용 의무화되는 품목은?...내년 달라지는 '기후·환경 제도'

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들은 기후공시가 의무화되고,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또 일회용컵이 유료화되고, 전기&mid

2026년 '붉은 말의 해' 첫날…지역별 일출 시간은?

2026년 1월 1일 오전 7시 26분, 새해 첫 해가 독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다.31일 기상청 따르면 새해 첫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을 전망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