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구조물이 없는 평지인 해변에서 벼락(낙뢰)을 맞아 사람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0일 오후 강원도 양양 설악해변에서 서핑을 마치고 앉아있거나 지나가던 6명은 바로 옆 바위에 내리친 벼락에 맞아 쓰러졌다. 이 가운데 조모(36)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심폐소생술 끝에 호흡과 맥박에 돌아왔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지난 11일 오전 4시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조씨와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던 노모(43)씨는 의식이 돌아왔다. 나머지 4명은 흉부 통증과 하지 감각이상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번 경우처럼 해변같은 평지에서 벼락을 맞아 사고를 당하는 사례는 적잖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0년간 벼락으로 인한 인명사고 발생건수는 17건이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사상자 절반은 산지에서 피해를 봤지만, 골프장같은 평지에서 벼락 인명사고도 31%나 됐다.
통상 벼락이 칠 때는 높은 구조물 아래에 있는 것이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큰 나무나 암벽 등에 벼락이 잘 내리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조물이 없는 평지도 사람에게 벼락이 직접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험하다. 특히 해변처럼 습한 평지는 감전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육지에 비해 벼락이 칠 확률이 낮다. 벼락이 치려면 공기가 강하게 상승하면서 뇌운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바다는 육지에 비해 열 흡수율이 높아 공기가 쉽게 뜨거워지지 않아서 상승류가 비교적 약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약 바다에 벼락이 친다면 바닷속 깊숙이 들어가는 게 제일 안전하다. 전기는 도체 표면을 흐르려는 성질이 있어 바다에 벼락이 치더라도 해수면을 따라 이동해 바닷속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물고기도 벼락이 내리칠만한 악천후가 발생하면 수심 깊숙한 곳으로 내려간다.
벼락을 비롯한 번개는 구름에서 발생하는 방전 현상이다. 벼락은 비가 세차게 쏟아질 때나 우박이 내릴 때 칠 가능성이 높아 '우기'인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벼락은 연평균 10만8719회 정도다. 지난해에만 3만6750회가 관측됐는데 90%가 5~8월에 발생했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다고 예보가 되면 가급적 바깥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만약 번개가 치고 30초 내 천둥이 울리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빛의 속도는 30만㎧이고 음속은 330㎧로 번개가 치고 30초 이내에 천둥이 울렸다면 매우 가까운 곳에서 번개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번개가 번쩍이고 6~7초 후 천둥이 들렸다면 약 2㎞ 거리에서 번개가 친 것이다.
마지막 천둥이 울리고 30분이 지난 뒤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벼락이 치는 경우 우산·등산스틱·골프채 등 벼락을 유도할 수 있는 긴 물건은 몸에서 떨어뜨려야 한다. 벼락 맞기 쉬운 나무나 정자 아래는 피하고 건물이나 자동차 안으로 대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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