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에서 시작된 '엘니뇨' 현상이 앞으로 폭염에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의 기상 업데이트에 따르면 지난 6월 적도 태평양의 순환이 바뀌고 온도가 상승하는 등 엘니뇨 현상이 나타났다.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 동태평양과 중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지구 전체 온도가 0.2℃가량 상승하게 되고, 폭염과 홍수, 태풍 등 이상기후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하게 된다.
NOAA는 "엘니뇨는 연중 내내 거의 확실하게 강해져 오는 11월과 1월 사이에 정점에 달할 확률이 81%"라며 "올해 엘니뇨가 역대 가장 강력한 엘니뇨가 될 확률은 약 25%"라고 밝혔다. NOAA 소속 기상학자 미셸 로레(Michelle L' Heureux) 박사는 "역대급 엘니뇨가 되지 않더라도 이번 엘니뇨는 확실히 지구 평균기온을 올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에 과학자들은 "엘니뇨는 화석연료 연소와 같은 인간활동에 의해 촉발된 과도한 열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현재 이 현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NOAA는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에 전세계적으로 가장 더웠던 6월에 이어 역대 가장 더운 한 주였다"고 말했다.
실제 전세계는 현재 극한기후로 고통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1억명 이상이 폭염 경보를 받고 있으며, 최근 몇 주동안 텍사스와 남서부 전역에서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인도, 유럽 일부 지역과 북극에서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일째 폭염이 이어진 뒤 하루 강수량이 최대 80mm에 이르는 물폭탄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더위는 바다에서 더욱 극심하다. NOAA는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6월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연속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해양 폭염이 북대서양에서 영국까지 휩쓸고 있고, 플로리다 연안의 산호초가 병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과학자 마이클 만(Michael Mann) 펜실베이니아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 교수는 "엘니뇨 현상으로 2023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해가 되는 게 거의 확실하다"며 "인간이 초래한 온난화와 이 새로운 현상이 결합돼 올여름 북반구 전역에 기록적인 폭염, 가뭄, 산불, 홍수 등의 형태로 이미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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