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산유국들 '화석연료 퇴출' 빠진 합의문에 "한숨돌렸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4 11:40:33
  • -
  • +
  • 인쇄
▲술탄 알자베르(우) COP28 의장과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이 합의문을 발표하고 서로 포옹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산유국들이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최종 합의문에 '화석연료 퇴출' 문구가 빠진 것에 대해 일제히 환영하며 "한숨돌렸다"는 반응이다.

예정일을 하루 넘겨 지난 13일(현지시간) 타결된 COP28 최종 합의문에는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을 가속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당초 100여개국의 요청으로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이 최초안에 담겨있었지만 산유국들과 개발도상국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단계적 퇴출' 문구는 빠지고 '멀어지는 전환'을 대신 넣었다. 

최종 합의안이 200여개 당사국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자, 가장 환영하는 쪽은 역시 산유국들이었다. 

COP28에 참석한 패트릭 푸야네(Patrick Pouyanne) 토탈에너지(TotalEnergies) 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번 COP28은 서방 국가, 개발도상국, 석유 및 가스 생산국들이 가장 어려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며 "COP28 의장인 술탄 알 자베르(Sultan al-Jaber)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미국석유협회(American Petroleum Institute)도 "화석연료의 완전한 퇴출을 요구하는 100여개국의 목소리가 결국 무사됐다"며 "이번 협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번 합의안에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것인가다. 이에 대해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 대부분은 "COP28 합의가 화석연료 업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여기고 있다. 합의문이 발표된 이후 BP, 쉘(Shell), 엑슨모빌(ExxonMobil), 셰브론(Chevron) 등 거대 석유기업들의 주가에 큰 변동이 없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심지어 주요 산유국들과 화석연료 기업들은 일제히 석유를 증산할 채비를 하고 있다. COP28 의장국 아랍에미리트(UAE) 국영석유회사 아드녹(Adnoc)은 최근 "2027년까지 일일 생산량을 10% 이상 늘려 하루에 500만배럴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르웨이 화석연료 기업단체인 오프쇼어노르웨이(Offshore Norway)도 "석유 및 가스 부문에 대한 투자가 내년에 9% 증가해 약 2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COP28 회담 기간동안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였지만, 화석연료 퇴출이 무산되자 즉시 투자확대를 결정한 것이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마이크 서머스(Mike Sommers) 미국석유협회 대표가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너무 멀고 너무 빠른 명령은 되레 비생산적"이라며 "COP28 협상가들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동의하지 않음으로써 이를 깨달은 것"이라고 언급해 이들을 대변한 것처럼 보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쿠팡 '비닐봉투' 사라지나?...지퍼 달린 다회용 '배송백' 도입

쿠팡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에 이어, 일반 제품 배송에서도 다회용 '에코백'을 도입한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인천, 부산, 제

기후/환경

+

中 48.7℃ '살인더위'…폭증하는 전력수요에 에너지 수급 불안

중국이 40℃가 훌쩍 넘는 폭염에 시달리면서 전력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에너지 공급 불안을 겪고 있다.25일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중국 기

[주말날씨] 주말 내내 '푹푹' 찐다...'이중 고기압'에 38℃까지

사람 체온보다 높은 38℃의 찜통더위가 오는 주말 내내 이어지겠다.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26일 아침 최저기온은 22∼28

호주 바다 뒤덮은 독성 해조류...해양생물 400여종 '떼죽음'

호주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SA) 해역에서 독성 해조류가 폭발적으로 증식하면서 400여종의 해양생물이 폐사하고 지역관광이 큰 타격을 입고 있

전국 97%가 '지글지글' 폭염...2개의 고기압에 또 '열돔' 현상?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은 11일만에 다시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전국 97%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기상청은 24일 서울 전역과 경기

서식지 파괴로 중앙아메리카 수목종 46% '멸종위기'

멕시코 등 중앙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수목종의 46%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23일(현지시간) '국제식물원 보존연맹' 연구팀은 인간활동과 기

'4대강 보 철거' 15년 숙원 이뤄지나...환경장관 "금강부터 재자연화"

'4대강 보'를 놓고 15년째 이어오던 논란이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24일 금강 수계의 세종보와 백제보 그리고 금강 하굿둑 현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