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관 동파·정전 등 기반시설 피해 심각
미국이 북극한파와 겨울폭풍에 냉동고로 변하면서 사망자가 90명을 넘어서는 등 역대급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북극의 찬공기가 2주전부터 서서히 남하하면서 현재 플로리다 북부지역까지 한파가 덮친 상태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번 한파에 영향을 받는 지역은 미국의 약 79%에 해당한다. 미국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4000만명의 사람들이 한파경보와 주의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테네시주와 미시시피주, 아칸소주, 캔자스주, 오리건주, 뉴욕주 등에서는 수일간 겨울폭풍이 휘몰아치면서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혹한에 시달리고 있다. 폭설과 강풍으로 나무나 전신주가 쓰러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곳곳에서 발생하는 눈길 교통사고로 사상자가 잇따르고 있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BS가 자체 집계한 결과, 저체온증과 눈길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가 91명에 달했다. 지난 17일까지 집계된 사망자수는 33명이었지만, 4일동안 폭설이 계속 이어지면서 눈길 사고가 끊이지 않아 사망자가 2배나 늘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테네시주로, 25명이 숨졌다. 오리건주에서도 16명이 숨졌다. 일리노이주, 펜실베이니아주, 미시시피주, 워싱턴주, 켄터키주, 위스콘신주, 뉴욕주, 뉴저지주 등지에서도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눈 덮인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미니밴에서 빠져나온 5명이 견인 트레일러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오리건주에서는 바람과 얼음에 약해진 한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송전선을 함께 무너뜨렸고, 아래를 지나던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리건주와 시애틀 등에서 노숙자들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동파와 정전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테네시주에서는 수도관 동파로 40만명이 온수부족을 겪고 있다. 오리건주에서는 한파로 전기가 끊겨 4만5000명이 추위에 떨고 있고, 펜실베이니아와 캘리포니아, 뉴멕시코와 인디애나주에서도 정전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은 이번주 초반 미네소타주 등 북부 일부지역은 영하 35.6℃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가 기세를 떨치다가, 이번주 중반부터 다소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습기가 계속 남아있어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에서는 눈 대신 비가 쏟아져 겨울철 홍수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상당국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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