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김치라면' 겉면에 김치의 중국어 표기인 '신치'(辛奇)를 쓰지 않고 '라바이차이'(辣白菜)로 표기한 것에 대해 "오역이 아니라 소비자 이해를 돕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농심의 김치라면 중국어 표기가 논란이 된 것은 25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자신의 소셜서비스(SNS)에 이 문제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이날 서 교수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며 농심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김치라면에 잘못된 중국어 표기를 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김치라면에 표기된 '라바이차이'는 중국 동북지방의 배추절임 음식으로, 우리의 '김치'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는 것이다.
서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지속적인 '김치공정'을 펼쳐왔다"면서 "잘못된 중국어 표기를 사용하게 되면 중국에 또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치종주국으로서 위상을 전세계에 널리 떨칠 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도 올바른 김치표기에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실 '김치'는 2001년 국제식품규격(CODEX)의 인증을 받은 이후에 명확한 표기법이 없었다. 이 때문에 당시 중국 소비자들은 김치를 '한궈 라바이차이' 혹은 '한궈 파오차이'라고 불렀다. 이후 지난 2021년 우리 정부는 '라바이차이'와 '신치'로 혼용 표기했던 김치의 중국어 표기 지침을 '신치'로 통일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김치를 여전히 '라바이차이'로 부르고 있어, 김치라면에 '라바이차이'라고 표기한 것을 문제삼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농심도 중국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라바이차이'라고 표기했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해당 제품을 보면 영문으로 명확하게 'Kimchi'라고 적혀있다"며 "중국어를 사용하는 해외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은 글씨로 '매운 배추'라는 뜻의 '라바이차이'를 표기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앞으로 이 표기를 변경할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정부 가이드라인이 민간기업이 해외에 판매하는 제품에도 적용되는지 확인해보고 고려해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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