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대를 이어 전달된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3 16:07:30
  • -
  • +
  • 인쇄
토양에서 열매로, 열매에서 사람으로
미세·나노플라스틱 순환 가능성 제시
▲열매를 통해 식물 후세대로 전이된 나노플라스틱 (자료=한국연구재단)

식물이 토양에서 흡수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열매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이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3일 건국대학교 안윤주 교수연구팀은 완두를 대상으로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이동을 관찰해보니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에서 생산된 열매와 그 열매에서 성장한 후세대 식물에서도 플라스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5밀리미터(㎜)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고, 나노플라스틱은 1마이크로미터(㎛) 미만의 플라스틱 조각이다.

식물은 인간과 동물의 중요한 식자원이다. 식물이 흡수한 미세·나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통해 토양생태계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식물 내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이동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앞서 연구팀은 식물이 토양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을 흡수하는 기작을 규명한 바 있다. 이 연구실험을 통해 식물이 흡수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줄기와 잎 등 식물의 상부조직까지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의 열매가 후세대로 나노플라스틱을 전이시키는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했다.

이에 연구팀은 중요 식량자원이자 독성연구 표준시험종인 완두를 대상으로 실험에 착수했다.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시킨 완두에서 맺은 열매가 다음 세대로까지 미세플라스틱을 전이시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연구팀은 200㎚ 크기의 형광 폴리스티렌 나노플라스틱으로 오염된 토양에 완두를 약 60일간 성장시킨 후 완두콩을 수확했다. 수확한 완두콩의 배아와 떡잎을 공초점 레이저 주사 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결과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수확한 완두콩은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되지 않은 토양에 식재해 14일간 성장시킨뒤 관찰했더니, 표피보다 세포간 및 세포내 공간에서 더 많은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관찰됐다.

이는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수확한 완두콩의 배아와 떡잎에 분포돼 있던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식물 전체 세포로 이동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즉, 미세·나노플라스틱에 직접 노출된 적 없는 후세대 식물도 어미세대를 통해 전이된 미세·나노플라스틱에 오염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안윤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식물이 생산한 열매와 그 열매로부터 기인하는 후세대 식물로도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전이될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세·나노플라스틱이 토양을 통해 열매에 전이돼 소비자에게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연구에서 토양환경으로부터 식물로, 식물에서 열매로 전달되는 나노플라스틱을 정량화하는 연구를 통해 상위 생물종 또는 인간에게 이동하는 나노플라스틱의 양을 추정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및 이공분야학문 후속세대양성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위험물학회지(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1월 14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보이스피싱 183건 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세심한 관찰 덕분"

KB은행의 한 지점을 찾은 고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소액권으로 다시 발행해달라고 요청하자,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에게 자금출처와 발행인 정보를 물

빙그레, 임직원 대상 '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 실시

빙그레가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빙그레는 14일 '국제 전자폐기물 없는 날'을 맞아 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이번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LG전자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다짐

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기후/환경

+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호주 열대우림, 탄소흡수원에서 '배출원' 됐다

기후가 점점 더 고온건조해지면서 탄소 흡수원인 열대우림이 역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15일(현지시간) 호주 연구진은 호주 퀸

CO₂ 농도 사상 최고치…WMO “기후시스템, 위험단계로 다가서고 있다”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기후시스템이 위험단계로 다가서고 있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경고했다.15일(현지시간) AP통

200개 마을이 고립됐다...멕시코 몇일째 폭우로 피해 속출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가 멕시코 중부와 동부 지역을 강타하며 최소 66명이 숨지고 75명이 실종됐다.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중

기후변화에 英 보험시장도 '지각변동'..."주택 수백만채 버려질 것"

기후변화로 홍수가 잦아지면서 미국에 이어 영국의 주택보험 시장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1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영국 보험업계 분석을 인용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