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품용 페트 재생원료(r-PET) 사용량이 연간 3400여톤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국내에서 사용된 페트 재생원료는 300톤 남짓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뉴스트리가 국내 5개 식품제조사의 지난해 재생원료 사용실적을 취합해보니, 정부가 발표한 수치의 10%에도 못미치는 307톤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롯데칠성음료 41.3톤 △한국코카콜라 224톤 △산수음료 0.84톤 △한국수자원공사 0.71톤 △매일유업 40톤으로 집계됐다.
이 5개 식품제조사는 지난해 5월 환경부와 '투명페트병 순환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한 곳들이다. 이 5개사는 대부분 에이치투에서 페트 재생원료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식음료용으로 사용가능할 정도로 고품질 페트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곳은 에이치투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에이치투에서 연간 생산해낼 수 있는 재생원료는 300톤 정도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통해 "3400여톤의 재생원료는 작년 식품용 페트 전체 생산량의 약 1% 수준으로, 5개 식품제조업체(롯데칠성음료, 한국코카콜라, 산수음료, 한국수자원공사, 매일유업)가 식품용 페트병 원료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통계 불일치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최종생산자들이 정기적으로 생산량을 보고할 의무가 없어 국내에서 식품용 페트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인 에이치투 공장의 생산실적을 받아 공개한 수치가 3400톤"이라고 밝히며 "구체적으로 어떤 식품제조사 얼마만큼의 재생원료를 투입했는지 파악한 자료는 없다"고 털어놨다.
식약처는 지난해 식품용 페트 재생원료 생산량이 전체 페트 생산량의 1% 수준이라고 했지만, 생산량이 3400톤이 아니라 300톤에 불과하다면 국내 식품용 페트 재생원료 생산량은 전체 페트 생산량의 0.1%에도 못미친다는 결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는 페트 재생원료 의무화 비중을 2025년에 10%로 늘리고 2030년에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목표를 이행하려면 통계를 정비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수급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환경부는 페트 재생원료 '3%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지 2년이 다 되가도록 통계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는 재생원료 생산량이나 거래량을 집계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실적을 신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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