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톤이 3400톤으로 '뻥튀기'...국내 재생원료 통계 '엉망'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9-19 08:00:02
  • -
  • +
  • 인쇄


정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품용 페트 재생원료(r-PET) 사용량이 연간 3400여톤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국내에서 사용된 페트 재생원료는 300톤 남짓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뉴스트리가 국내 5개 식품제조사의 지난해 재생원료 사용실적을 취합해보니, 정부가 발표한 수치의 10%에도 못미치는 307톤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롯데칠성음료 41.3톤 △한국코카콜라 224톤 △산수음료 0.84톤 △한국수자원공사 0.71톤 △매일유업 40톤으로 집계됐다.

이 5개 식품제조사는 지난해 5월 환경부와 '투명페트병 순환체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한 곳들이다. 이 5개사는 대부분 에이치투에서 페트 재생원료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식음료용으로 사용가능할 정도로 고품질 페트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곳은 에이치투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에이치투에서 연간 생산해낼 수 있는 재생원료는 300톤 정도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 보도자료를 통해 "3400여톤의 재생원료는 작년 식품용 페트 전체 생산량의 약 1% 수준으로, 5개 식품제조업체(롯데칠성음료, 한국코카콜라, 산수음료, 한국수자원공사, 매일유업)가 식품용 페트병 원료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통계 불일치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최종생산자들이 정기적으로 생산량을 보고할 의무가 없어 국내에서 식품용 페트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인 에이치투 공장의 생산실적을 받아 공개한 수치가 3400톤"이라고 밝히며 "구체적으로 어떤 식품제조사 얼마만큼의 재생원료를 투입했는지 파악한 자료는 없다"고 털어놨다.

식약처는 지난해 식품용 페트 재생원료 생산량이 전체 페트 생산량의 1% 수준이라고 했지만, 생산량이 3400톤이 아니라 300톤에 불과하다면 국내 식품용 페트 재생원료 생산량은 전체 페트 생산량의 0.1%에도 못미친다는 결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는 페트 재생원료 의무화 비중을 2025년에 10%로 늘리고 2030년에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목표를 이행하려면 통계를 정비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수급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환경부는 페트 재생원료 '3%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지 2년이 다 되가도록 통계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는 재생원료 생산량이나 거래량을 집계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실적을 신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산불 휩쓴 산청...600㎜ 넘는 물폭탄에 곳곳 산사태

올봄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남 산청군에 이번에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불로 회복되지 못한 산림이 폭우에 깎여 곳곳에 산사태가 발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