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한 해안가를 뒤덮은 미스터리 물질의 정체가 밝혀졌다.
7일(현지시간) 화학자 크리스 코작 박사가 이끄는 뉴펀들랜드 메모리얼대학 연구팀은 뉴펀들랜드 해안에 떠밀려온 흰색 덩어리가 석유공장 파이프 청소에 사용되는 물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미스터리 물질은 지난달 해안가 46km에 걸쳐 수백개씩 떠밀려 들어왔고, 동전 크기부터 접시 크기까지 다양했다. 연구에 사용된 물질 샘플은 플라센티아만에서 채취됐다.
코작 박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찔러서 냄새를 맡는 것이었다. "이 간단한 첫 관찰이 많은 정보를 주었다"고 코작 박사는 말했다. 그는 "찔러보니 확실히 고무질이었고, 과하게 익은 빵 반죽 같아 엘라스토머 폴리머로 의심됐다"면서 "냄새는 철물점에서 나는 것과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방출된 물질의 성격과 규모로 봤을 때 산업 과정에서 만들어진 인공물이라고 코작 박사는 추정했다.
연구팀은 처음에 이 물질이 어업용 보트 단열재로 쓰이는 폴리우레탄 폼이라고 가정했다. 하지만 폴리우레탄에 함유돼 있는 탄소, 수소, 질소, 산소 중 질소가 발견되지 않았다. 유황도 발견되지 않아 폴리우레탄과 유황이 포함된 모든 천연소재를 배제했다고 코작 박사는 설명했다.
이 사실은 지난달 캐나다 환경부가 해당 물질이 식물성일 수 있다고 밝힌 것과는 다르다. 이어 코작 박사는 적외선 분광법을 이용해 운송업계에서 접착제로 자주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과 일치하는 화학 결합을 발견했다. 질량분석 시험에서는 해당 물질이 합성고무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코작 박사는 "8가지 테스트 결과 합성물질로 판명났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해당 물질이 유조선에 석유를 공급하는 파이프를 청소하는 데 사용되는 부틸 고무 PVA 복합재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연구팀의 이론을 뒷받침했다. 이로써 지역주민과 전문가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미스터리가 풀렸다.
코작 박사는 "아무도 화학자에게 연락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게 웃기다"며 "다들 각자의 의견과 추측이 있었지만, 아무도 과학적이고 실험적인 관점을 취하지 않았다"고 웃었다.
부틸 고무 PVA 복합재는 독성이 없고 안전한 물질이다. 다만 코작 박사는 "이는 분명한 플라스틱 오염"이라고 지적하며 물질의 밀도가 물보다 높아 대부분 해저 깊이 가라앉는다는 점을 우려했다.
코작 박사는 "물질의 상당수는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조수의 흐름에 따라 휘저어지고 있을 것"이라며 "모양 때문에 해양생물이 먹이로 오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작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연방정부에 전달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법률에 따르면 수중에 유해물질을 방출한 기업에게는 최대 600만 캐나다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코작 박사는 "이 물질이 무엇인지 밝히고 주민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줄 수 있어서 기쁘다"며 "이제 이 물질이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업은 지역발전에 중요하지만 동시에 끔찍한 환경오염을 남길 수도 있다"고 힘줘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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