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가 6일째 활활 타면서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221조원에 달하고 있지만 불길이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어 앞으로 피해가 얼마나 더 커질지 아무도 알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이번 LA 산불은 미국 역사상 가장 '최악의 재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LA 카운티 지역은 지난 7일부터 시작된 4건 이상의 동시다발 산불로 인해 12일(현지시간) 현재까지 160㎢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샌프란시스코보다 넓은 면적이다.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24명이고, 실종자도 16명에 이른다. 불길에 소실된 건물은 1만2000채로 늘었다. 이 가운데 '이튼 산불'로만 7000개 이상의 구조물이 불에 탔다. 현재 이 산불로 인한 대피 명령은 대부분 해제됐다.
민간기업 아큐웨더는 지난 9일 이번 산불로 인한 총 경제적 피해는 1350억달러(199조원)~1500억달러(221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아직 산불이 진압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번주에 계절성 돌풍 '샌타애나'가 닥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LA 소방당국은 이 돌풍이 오기전 최대한 진화를 하기 위해 1350여개가 넘는 소방차와 1만4000명 이상의 소방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1일에 태평양 해안에서 멀지 않은 태평양 팰리세이즈 인근의,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 등 유명인사들이 거주하는 만데빌 캐년은 겨우 불길을 잡았지만 최초에 발생해 가장 큰 규모로 번진 '팰리세이즈 산불'의 진압률은 겨우 11%에 그치고 있다. 또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 인근인 동부 내륙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의 진압률은 27%다.
반려견을 비롯한 동물들도 보호자와 생이별하고 털과 발이 그을리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패서디나에 있는 동물보호소 '패서디나 휴메인'에만 지난 나흘간 동물 약 400마리가 수용됐다. 버뱅크에 있는 LA 승마센터도 말과 당나귀 등 동물 약 400마리를 수용해 돌보고 있다.
불길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14일(현지시간) 또다시 시속 50마일(80㎞/h)~70마일(113㎞/h)에 달하는 돌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보돼 있다. 건조한 날씨로 숲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불길이 더 빠르게 번지고 있는데 강한 돌풍까지 불고 있어 기상조건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산불 진화로 LA 소방용수가 바닥나면서 소방당국이 마지막 수단으로 바닷물까지 퍼나르고 있다. 바닷물을 소방용수로 사용할 경우 진화 효과 자체는 민물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염분이 토양에 남아 농사가 불가능해지는 등 환경오염을 일으키며, 대부분의 소방 호스와 물탱크 등 소방 장비는 민물이 아닌 바닷물을 사용할 경우 부식돼 고장나거나 망가지게 된다.
하지만 LA 카운티 소방당국은 소방용수가 부족해 민물과 바닷물을 가려서 사용할만한 여건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슈퍼 스쿠퍼 2대 중 1대는 9일 불법 비행중이던 드론과 충돌해 수리중이며, 나머지 1대는 바닷물을 퍼나르는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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