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 배출량 70% 줄이는 벼 품종 개발...수확량도 2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1 17:42:18
  • -
  • +
  • 인쇄

벼를 재배하는 논은 소 못지않은 메탄을 많이 배출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배출량을 70%가량 줄일 수 있는 벼 품종이 개발돼 화제다.

10일(현지시간) 안나 슈뉘러 스웨덴농업과학대학 미생물학자와 진운카이 중국 후난농업대학 식물학자가 이끄는 연구팀은 메탄 배출량을 70% 줄이는 동시에 생산량을 세계 평균치의 약 2배까지 늘리는 벼 품종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최대 84배 높은 온실가스로, 가축이 전체 메탄 배출량의 30%를 차지한다. 그 뒤를 잇는 것이 벼농사로, 배출량의 12%를 차지한다.

이는 논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메탄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벼를 재배하려면 논에 엄청난 양의 물을 대야 하는데, 논의 습하고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고균(archaea)으로 알려진 메탄생성균을 번성시킨다. 메탄 배출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은 논에 대는 물의 양을 줄이는 것이지만, 수확량 감소 등의 이유로 실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연구팀은 유기화합물인 푸마르산 생산량이 낮은 품종에 주목했다. 고균은 식물의 푸마르산을 먹이로 삼기 때문에 푸마르산이 감소할수록 고균도 같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품종은 에탄올, 즉 알코올 방출량이 높게 나타났다. 에탄올은 메탄생성균의 억제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벼가 자라는 토양에 에탄올을 뿌리는 것만으로도 메탄 배출이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품종은 수확량이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해당 품종을 수확량이 높은 벼 품종과 유전자 변형없이 교배했다. 그 결과 높은 수확량을 유지하면서도 메탄 배출량은 70% 줄인 유전자 변형없는 벼 품종이 탄생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존 쌀의 세계 평균 수확량은 헥타르당 4.71톤인데 비해 해당 품종은 이의 2배에 가까운 8.96톤을 생산한다.

슈뉘러 박사는 "단점은 다양한 기후에서 재배하기 힘들다는 것"이라며 "여러 온도를 견딜 수 있는 품종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문제는 토양마다 화학적 성질과 미생물 다양성이 달라 모든 토양에서 높은 수확량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후속 연구로 실제 현장에 적용했을 때의 효과를 분석해볼 것을 제안했다.

슈뉘러 박사는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남아있지만, 배출량을 70%까지 줄이는 저배출 쌀 품종을 개발한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분자식물'(Molecular Plant)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