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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뜨거워졌다가 다시 식는데 걸리는 시간이 40년 사이에 2배 길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송하준 대기과학과 교수 연구팀과 존 마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은 인공위성 관측자료를 토대로 지난 40여년동안 해양 온도가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온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더라도 일정시간 지나면 원래 상태로 회복된다. 그러나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해수면 온도가 정상으로 회복되는데 평균 10일 정도 걸렸지만, 2020년대에는 20일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원래 회복력이 약했던 지역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바다의 온도가 높아진 상태로 지속되면 해양열파(이상 고수온 현상) 빈도와 지속시간이 증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해양 온도가 쉽게 낮아지지 않는 이유를 지구온난화로 인한 혼합층의 깊이, 감쇠 효율, 외부 강제력 변화 등에 의한 복합적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우선 표층 해양 온도가 오르면서 바닷물 층이 뚜렷해지는 성층화가 강화됐고, 이로 인해 표층의 열이 해양 내부로 섞이기 어려워졌다. 이는 해양 온도 변화를 조절하는 능력을 저하시켜 회복 속도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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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40년간 바람 세기가 증가하며 혼합층이 깊어지면서 해수면 온도 회복을 더디게 만들었다. 해양 혼합층이란 해양 표층의 일부 깊이가 바람과 파도의 혼합 작용으로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층을 뜻하며 바람이 강할수록 깊이가 깊어지고, 잘 변화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해류와 해양 내부 순환 등 열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외부 강제력이 약화되면서 바닷물의 흐름이 느려지고, 바닷속으로 열을 이동시키는 조절 기능이 저하됐다.
연구팀은 이같은 변화가 해양이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해양 내부로의 열 확산 효율이 감소하면서 해양 상층부의 과도한 열을 해소하기 위해 대기-해양 상호작용의 역할이 더욱 커졌으며, 해양이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초과 열을 흡수하는 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해양 상층부의 회복력 둔화는 해양 생태계에 더 큰 열적 스트레스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양열파 등으로 인해 생태계가 극단적인 온도에 노출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지난 6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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