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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감염되면 치사율이 70%에 이르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가 국내에 대거 반입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발칵 뒤집혔다.
18일 SBS에 따르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산하 영장류자원지원센터는 지난 2020년 10월 코로나19 백신 등의 연구를 위해 캄보디아에서 실험용 게잡이원숭이 340마리를 수입했다.
국내 수입된 340마리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200여마리에서 원숭이 B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왔다. 원숭이 B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전염될 경우 중추신경계에 감염돼 뇌염을 일으키고, 치사율은 무려 70%에 달한다.
그러나 센터 측은 아무런 추가검사도 하지 않고 항체 검출 사실도 검역본부나 환경청에 알리지 않았다. 그 사이 원숭이들은 전국 곳곳으로 옮겨졌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걸로 의심되는 원숭이 수백 마리가 국내에서 이리저리 이동한 것이다.
연구원은 그 이유와 관련해 항체 검사만으론 바이러스 감염이라고 할 수 없어 신고 의무대상인 '질병 상태'라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센터는 원숭이를 납품업체의 국내 사육시설로 반품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청에 연구 장소를 옮긴다고만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 의심 원숭이 200여마리는 전북 정읍, 충북 오창, 경기 성남 등으로 옮겨다녔다.
바이러스 감염 의심 원숭이는 다음해 또 들어왔다. 센터는 2021년 11월 같은 업체로부터 캄보디아산 원숭이 340마리를 또 구매했는데, 이중 50여마리에서 B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됐다.
연구원은 이번에도 관계 당국에 알리지 않은 채 업체로 원숭이를 반품하려고 시도했다가 환경청에 제동이 걸렸다. 전북환경청 관계자는 "수입허가 용도를 제출하지 않아 반려를 했다"고 밝혔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감사위원회는 영장류자원지원센터 책임자 등 담당자들을 징계하라고 통보하고, 감염 의심 원숭이들이 반품 된 이후 유통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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