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 수소가 대량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19일(현지시간) 프랭크 즈완 독일 헬름홀츠지구과학센터 지질학자가 이끈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지각판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피레네 산맥, 유럽 알프스 등의 산맥에 엄청난 양의 수소가 매장돼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수소는 연소 과정에서 물만 배출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로 꼽히고 있다. 특히 자연발생적으로 땅 밑에 매장돼 있는 화이트수소는 기후위기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상업용 수소는 화석연료를 에너지로 삼아 생산되고 있는 '블루수소'여서 그린에너지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화이트수소는 미국, 호주, 프랑스 등지에서 발견되고 있다. 처음 발견된 곳은 1987년 말리의 한 지역으로, 이후 이 지역은 수소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땅속에 수소가 매장돼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화석연료에 의존한 탓에 매장돼 있는 수소를 활용할 방안은 많이 연구되지 않았다. 최근에서야 화석연료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대체연료를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화이트수소가 주목받게 됐다.
수소가스는 지각의 방사성 붕괴를 포함한 여러 과정을 통해 자연적으로 형성된다. 이 가운데 연구팀은 물과 지구 맨틀의 철이 풍부한 암석이 상호작용해 수소를 생성하는 '사문석화'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피레네 산맥, 유럽 알프스 산맥, 히말라야 등 특정 산맥이 사문석화로 화이트수소를 생성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적당한 온도의 맨틀 암석이 대량으로 존재하고 깊은 단층을 통해 물이 순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즈완 박사는 "산맥에 묻힌 사문석화될 수 있는 암석의 양은 화이트수소가 게임체인저가 될 정도로 대량 매장돼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과제는 화이트수소가 축적된 위치를 정확하게 찾는 것이다. 프랑스, 발칸반도, 미국 등에서는 이미 초기 탐사가 진행되고 있다. 즈완 박사는 맨틀 암석이 표면에 가까운 지역을 시추하고 물을 주입해 인위적으로 사문석화를 자극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수소 매장지를 탐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즈완 박사는 화이트수소를 상용화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것이므로 "(기후위기의) 즉각적인 치료제가 되기를 기대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즈완 박사는 "석유도 시추기술이 상용화될 때까지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듯, 백색 수소도 비슷한 경로를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스드'(Science Advances)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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