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땅속에 엄청난 양의 '수소'가 매장돼 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20 16:38:58
  • -
  • +
  • 인쇄
▲알프스 산맥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 수소가 대량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19일(현지시간) 프랭크 즈완 독일 헬름홀츠지구과학센터 지질학자가 이끈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지각판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피레네 산맥, 유럽 알프스 등의 산맥에 엄청난 양의 수소가 매장돼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수소는 연소 과정에서 물만 배출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로 꼽히고 있다. 특히 자연발생적으로 땅 밑에 매장돼 있는 화이트수소는 기후위기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상업용 수소는 화석연료를 에너지로 삼아 생산되고 있는 '블루수소'여서 그린에너지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화이트수소는 미국, 호주, 프랑스 등지에서 발견되고 있다. 처음 발견된 곳은 1987년 말리의 한 지역으로, 이후 이 지역은 수소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땅속에 수소가 매장돼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화석연료에 의존한 탓에 매장돼 있는 수소를 활용할 방안은 많이 연구되지 않았다. 최근에서야 화석연료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대체연료를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화이트수소가 주목받게 됐다.

수소가스는 지각의 방사성 붕괴를 포함한 여러 과정을 통해 자연적으로 형성된다. 이 가운데 연구팀은 물과 지구 맨틀의 철이 풍부한 암석이 상호작용해 수소를 생성하는 '사문석화'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피레네 산맥, 유럽 알프스 산맥, 히말라야 등 특정 산맥이 사문석화로 화이트수소를 생성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적당한 온도의 맨틀 암석이 대량으로 존재하고 깊은 단층을 통해 물이 순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즈완 박사는 "산맥에 묻힌 사문석화될 수 있는 암석의 양은 화이트수소가 게임체인저가 될 정도로 대량 매장돼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과제는 화이트수소가 축적된 위치를 정확하게 찾는 것이다. 프랑스, 발칸반도, 미국 등에서는 이미 초기 탐사가 진행되고 있다. 즈완 박사는 맨틀 암석이 표면에 가까운 지역을 시추하고 물을 주입해 인위적으로 사문석화를 자극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수소 매장지를 탐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즈완 박사는 화이트수소를 상용화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것이므로 "(기후위기의) 즉각적인 치료제가 되기를 기대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즈완 박사는 "석유도 시추기술이 상용화될 때까지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듯, 백색 수소도 비슷한 경로를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스드'(Science Advances)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은행' 지난해 ESG경영 관심도 1위...KB국민·하나은행 순

지난해 1금융권 은행 가운데 ESG경영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뒤를 이었다.1일 데이터앤리서치

"AI시대 전력시장...독점보다 경쟁체제 도입해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전력수요처에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분산형 시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상공

KCC그룹, 산불 피해복구 위해 3억5000만원 기부

KCC그룹이 산불 피해복구를 위해 3억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31일 밝혔다.KCC는 2억원, KCC글라스는 1억원 그리고 KCC실리콘은 5000만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를

8년만에 바뀐 '맥심 모카골드' 스틱...친환경 디자인으로 변경

맥심 '모카골드'와 '슈프림골드' 스틱이 8년만에 친환경 디자인으로 바뀌었다.동서식품은 커피믹스의 주요제품인 '맥심 모카골드'와 '맥심 슈프림골드'

LG U+, CDP 기후변화대응 부문 최고등급 '리더십A' 획득

LG유플러스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의 2024년 기후변화대응 부문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등급'을 획득했다고 31일 밝혔다.CDP는 매년 전세계

코오롱ENP, 에코바디스 ESG 평가서 '상위 1%'

산업용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전문기업 코오롱ENP가 세계적 권위의 ESG 평가에서 '상위 1%' 등급을 획득했다. 코오롱ENP는 글로벌 ESG 평가기관 에코바디스(E

기후/환경

+

산불이 끝이 아니다...비오면 산사태 위험 200배

경북 대형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산사태라는 또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3개월 뒤 장마철과 겹치면 나무가 사라진 산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작년 이상고온 103일 '열흘 중 사흘'..."기후위기 실감"

지난해 열흘 중 사흘가량이 '이상고온'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은 절반 이상이 이상고온 상태였다.정부가 1일 공개한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

경북산불 연기 200㎞ 이동했다...독도 지나 먼바다까지

경상북도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강풍을 타고 최초 발화지에서 최소 200㎞ 넘게 떨어진 동해 먼바다까지 퍼졌다.1일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와 대구

경북산불 피해 '눈덩이'...3700여채 불타고 3300명 터전 잃어

경상북도 북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 3700여채가 불에 타고 주민 3300여명이 귀가하지 못하는 등 산불 피해규모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1

벌써 나타난 '빨간집모기'...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가 벌써 나타났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지난 27일 제3급 법정 감염병인 일본뇌염 주의보를 전국

잿더미로 변한 산…"생태계 복원까지 100년 이상 걸릴 것"

이번 산불로 잿더미로 변한 산림이 원상태로 복귀되는데 100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이영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31일 "올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