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넘게 지속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2억3000만톤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유럽기후재단(ECF)이 후원하는 비영리단체 '전쟁의 온실가스 회계 이니셔티브'(IGGAW)가 24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투로 인한 온실가스 직접배출뿐 아니라 산불과 건물 재건축, 에너지 인프라 피해, 난민 이동, 민간 항공기 운항 변경 등으로 지난 3년간 배출된 온실가스의 양은 2억2970만톤(tCO₂e)에 달했다. 이는 내연기관 자동차 약 6500만대가 1년 내내 달리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맞먹는 양이다.
전차와 전투기, 요새 건설, 탄약 폭발 등 전쟁으로 인한 직접적인 배출량은 약 8210만톤(36%)이다. 그 다음으로 폭격으로 붕괴된 건물을 재건축하면서 배출된 온실가스의 양은 전체 배출량의 약 27%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전쟁 초기에 대거 파괴된 민간 인프라를 다시 건설하면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됐다. 전선이 고착된 이후부터는 건물 재건축으로 인한 배출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는 전쟁뿐 아니라 이상기후로 인한 산불까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특히 늘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은 전쟁터인 데다 가뭄과 폭염까지 겹치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딱 좋은 조건이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군인들은 모닥불을 피우고, 드론과 기타 탄약에 불을 붙이면서 대형 화재가 평년보다 20~25배 많이 발생했다. 여기에 전쟁으로 소방 인프라마저 망가져 화재로 인한 피해는 더 컸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전쟁이 지속된 3년동안 서울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9만2100헥타르(ha)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고 1690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됐다. 레나드 데 클레르크 IGGAW 수석연구원은 "가장 걱정되는 것은 탄소흡수원인 산림이 소실된 것"이라며 "숲이 불타면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토양과 나무로 흡수되기까지 40~60년은 걸린다"고 우려했다.
보고서 연구진들은 "군인들이 생활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 등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가 부정확한 데이터일 수 있다"면서 "실제 배출량은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클레르크 수석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가간 갈등과 전쟁으로 인한 온실가스 발생량은 이미 전 세계 배출량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며 "전투기에 엄청난 양의 등유가 쏟아지는 모습을 상상해 봐라, 국방비가 늘어날수록 배출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