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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은 폭염에 많이 노출될수록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레너드 데이비스 노인학대학의 제니퍼 에일셔 교수와 최은영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2010~2016년 미국 전역의 더위 일수와 각 지역 고령층의 생물학적 나이 관계를 분석한 결과, 극심한 더위에 많이 노출될수록 고령층의 생물학적 노화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학적 나이는 출생일 기준의 나이와 달리 분자, 세포, 시스템 수준에서 신체가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 측정하는 척도다. 생물학적 나이가 높을수록 질병·사망 위험이 커지지만, 그동안 폭염과 생물학적 노화의 연관성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2010~2016년 열지수(Heat Index)를 기준으로 미국 전역의 폭염 일수를 조사하고, 56세 이상 지역주민 3600명을 대상으로 혈액 표본을 채취해 생물학적 나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미국 기상청(NWS)은 기온과 습도 기반 열지수에 따라 더위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위험수준을 26.7~32.2℃를 '주의'(Caution), 32.2~39.4℃를 '극심한 주의'(Extreme Caution), 39.4~51.1℃를 '위험'(Danger) 단계로 분류한다. 이 연구에서는 세 가지 단계에 해당하는 날을 모두 '폭염'에 포함시켰다.
생물학적 나이는 다양한 시점에 채취한 혈액 표본을 분석해 후성유전학적 변화(epigenetic changes), 즉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과정에 따라 추정했다. 그리고 생물학적 나이 변화를 거주지 폭염 일수와 비교했다.
그 결과 폭염 일수가 많은 지역 거주자의 생물학적 나이 증가 속도가 폭염 일수가 적은 지역 거주자보다 더 빠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폭염이 생물학적 노화를 최대 2.48년 앞당긴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후변화와 폭염이 장기적 관점에서 건강과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최은영 박사는 "폭염 일수와 생물학적 노화 속도의 이런 상관관계는 사회경제적 및 기타 인구통계학적 차이와 신체활동, 음주, 흡연 같은 생활 습관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유지됐다"고 말했다.
에일셔 교수는 "1년 중 절반이 '극심한 주의' 수준 이상 폭염이 발생하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거주자는 연간 폭염 발생일이 10일 미만인 지역 거주자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최대 14개월 빨랐다"며 "이는 단순히 더운 날이 많은 지역에 사는 것만으로도 생물학적으로 노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년층은 땀 증발을 통한 피부 냉각 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하고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냉각 효과가 더 떨어진다"며 "자신이 있는 지역의 온도와 습도를 살펴보고 어떤 위험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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