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전력시장...독점보다 경쟁체제 도입해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31 17:29:20
  • -
  • +
  • 인쇄
대한상의 '탄소중립 에너지정책' 세미나
▲이회성 CF연합 회장이 31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7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newstree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전력수요처에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분산형 시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CF연합이 31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공동주최한 '제7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는 전력수요처에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분산형 시장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시민참여 이끌어내려면 실질적인 인센티브 제도 구축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이날 행사는 '탄소중립, 어떻게 하나요?'를 주제로 구체적인 탄소중립 방법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회성 CF연합 회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 기업,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주요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제안으로 국가적 아젠다인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의 해법을 모색하는 취지에서 2022년부터 개최됐으며, 이번이 7번째 행사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은 "에너지 경쟁시대에 에너지와 탄소중립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며 "우리나라는 경제안보와 탄소중립 모두를 이뤄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했고, 이에 있어 시민의 인식을 개선해 정치적, 경제적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축사에서 "정부는 탄소중립 시대에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번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무탄소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함과 동시에 AI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성 CF연합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탄소중립의 핵심은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무탄소에너지의 공급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며, 온실가스 배출을 제어해 에너지 소비를 청정화하는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의 선택이 탄소중립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력수요처에 발전설비 구축하는 분산형 시장 필요"

첫번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탄소중립과 AI 시대에 현재의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력수요처에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분산전원의 필요성 및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는 "AI 시대에는 전력산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며, 이는 전력공급의 안정성, 경제성, 환경성의 3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균형있는 발전과 경직성 자원인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가스발전, 튼튼한 송배전망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성관 고려대학교 교수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에 안정적 전기 공급을 위해서는 현재 중앙집중형 에너지 시스템을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재편해야 한다"며 "산업단지와 발전설비의 지리적 매칭을 통해 송전비용을 최적화하고, 분산에너지 수익모델을 확대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공사의 전력독점체제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한국은 한 때 '스마트그리드 선도국'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한전 독점체제 고수와 IT부문의 전력시장진입을 거부한 결과 국내 전력산업은 세계 추세에서 도태됐고, 현재는 한전 부채와 그 이자비용을 걱정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고효율, 오픈소스 AI의 등장은 전력산업에 절호의 기회이지만, 한전독점의 전력시장 모델과 대규모 발전설비 및 송전선 건설 등 개발 연대식 마인드로는 이런 기회를 살릴 수 없다"며 "멕시코를 제외하고 OECD 표준이 된 전력시장의 경쟁체제 도입만이 AI시대 국내 IT인재들과 전력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 "시민참여 이끌어내려면 실질적인 인센티브 제도 구축해야"

두번째 세션에서는 탄소중립 시민 참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토론에는 환경운동연합, 에너지시민연대, 자원순환사회연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에코나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환경 분야 시민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먼저 시민단체 대표들은 각 단체별 탄소중립 활동과 캠페인 현황을 소개하고 애로사항과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2014년부터 '1인 1톤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해 현재 전국 8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약 12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에너지시민연대는 2004년부터 시작한 전 국민이 참여하는 '불을 끄고 별을 켜다 – 에너지의날' 캠페인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1340만 명이 참여해 558만7204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했다.

김상엽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사무총장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탄소감축 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며 "정책적으로 정부와 기업, 시민이 함께하는 탄소중립 실천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상공회의소가 이달 소통플랫폼(Sople)을 통해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민들의 72%는 친환경제품 구입을 위해 추가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기업은 저탄소 제품을 만들어도 동일한 시장에서 비용경쟁을 해야 하며, 소비자도 시장이 분리되지 않아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참석자들은 저탄소 제품 구매를 촉진해 저탄소 제품과 산업이 성장하고, 결과적으로 탄소가 감축되도록 정부가 선순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AI 등 첨단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나 유럽연합의 '옴니버스 패키지' 등 주요국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 변화는 국내 기업들에게 큰 혼란과 불확실성을 안기고 있다"며 "정부는 이러한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신뢰를 제공하고, 기업의 탄소감축 노력이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다 전략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