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주쓰레기 3000개 발생…매일 3개씩 지구로 추락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5 12:43:17
  • -
  • +
  • 인쇄
▲2024년 8월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쓰레기 크기별 분포도(사진=유럽우주국)

지난해 우주에서 발생한 인공위성 잔해물이나 발사체 파편 등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우주쓰레기 가운데 하루평균 3개씩 지구로 추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러시아의 금성 탐사선 '코스모스 482'의 잔해가 칠레 남단 서쪽 남태평양 인근에 추락했다. 이 탐사선은 1972년에 쏘아올려진 것으로 지구 주위를 53년 동안 돌다가 최근 추락한 것이다. 이처럼 임무가 끝난 뒤에도 궤도에 남아있는 위성은 파편으로 분해돼 수년간 궤도를 떠돌다가 다른 위성이나 우주선과 충돌하거나 지구로 떨어지는 '우주쓰레기'가 된다.

유럽우주국(ESA)이 최근 발표한 '우주환경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궤도에 떠다니던 온전한 위성과 로켓 본체 1200개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했다. 매일 평균 3개가 지구를 향해 추락한다는 것이다.

대기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우주쓰레기는 고열에 타버리지만, 일부 크기가 큰 잔해나 대기권 재진입을 고려해 설계된 탐사선이 대기권을 뚫고 땅까지 떨어지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활성 위성이 1만1000기, 10㎝ 이상 우주쓰레기는 5만개가 넘는다.

미국, 유럽 등의 우주감시네트워크(SNN)는 매년 발생하는 우주쓰레기를 추적하는데, 지난해에만 충돌이나 폭발 등으로 인해 발생한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ESA는 레이더와 망원경으로 추적 가능한 10㎝ 이상 물제 말고도, 1~10㎝ 파편은 120만개, 1㎝보다 작은 파편은 1억4000만개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미 지구 저궤도 중에서 900~1000㎞ 구간과 1500㎞ 구간은 파편이 임계치에 달해 새 위성을 놓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주쓰레기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리 크기가 작아도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갖는다는 점이다. 수㎝에 불과한 작은 파편도 대기권만 통과하면 시속 2만~8만㎞ 속도로 추락한다. 충돌시 수류탄에 맞먹는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주쓰레기 추락으로 직접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없었지만 올 2월 폴란드 한 주택 뒷마당에 폭 1m 정도의 연료 탱크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지면서 거주지 인근에 우주쓰레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또 3월에는 10㎝ 길이의 우주쓰레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플로리다 한 주택의 지붕을 뚫고 들어가기도 했다.

조나단 맥도웰 하버드대 천체물리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는 운이 좋아 다치지 않았지만, 지구 궤도로 올리는 물체가 많아질수록 우리 운이 다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우주쓰레기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국제 사회에서도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199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상공 2000㎞ 이하의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린 위성이 임무를 마치면 25년 안에 회수해야 한다는 '25년 규칙'을 세웠고, 지난 2023년 ESA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를 더 강화해 임무를 마친 위성은 5년 안에 궤도에서 나와야 한다는 '5년 규칙'을 제시했다.

또 ESA는 스위스의 우주 스타트업 '클리어 스페이스'와 협력해 2028년까지 우주쓰레기 수거 전문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 '우주쓰레기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도 2027년까지 초소형 위성을 발사해, 로봇 팔로 직접 우주쓰레기를 포획해 대기권으로 유도 및 소각하기 위한 '포집 위성' 개발에 나섰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