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렁이와 달팽이의 몸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바다뿐 아니라 육상 생태계의 먹이사슬도 미세플라스틱에 이미 오염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영국 서식스대와 엑서터대 공동 연구진은 서식스대 인근지역에서 채집한 지렁이, 달팽이, 딱정벌레, 애벌레, 쥐며느리, 노린재 등 무척추동물 6종 581마리를 분석해보니, 70마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지난 4월 연구논문을 통해 밝혔다.
플라스틱이 자연풍화하거나 부서지면서 형성되는 미세플라스틱은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심해와 에베리스트 등 청정지역에서도 검출될 정도로 지구 곳곳이 이미 오염돼 있다.
이에 연구진은 토양 생태계의 오염정도와 먹이사슬에 따른 오염도를 측정하기 위해 처음으로 무척추동물을 대상으로 한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채집된 샘플의 12%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70마리 가운데 22마리가 달팽이이고, 21마리가 딱정벌레, 9마리가 애벌레였다. 이밖에 쥐며느리와 노린재 6마리, 지렁이 5마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다만 종별 비중을 보면 지렁이 오염도가 가장 높았다. 흙을 직접 섭취하는 지렁이는 채집된 샘플의 30%가량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됐다. 무척추동물 몸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재질은 합성섬유와 페트병 등에 사용되는 폴리에스터였다.
연구진은 "식물과 흙을 먹이로 삼는 무척추동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유충 등을 먹잇감으로 삼는 무당벌레 몸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것은 먹이사슬을 통한 오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다른 연구에서 고슴도치 배설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된 바 있어 이미 육상 먹이사슬을 따라 미세플라스틱이 이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축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육상에서도 심각한 수준으로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독성학 및 화학'(Environmental Toxicology and Chemistry) 4월 17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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