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도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먹이사슬 깊숙이 침투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6-09 16:14:25
  • -
  • +
  • 인쇄

지렁이와 달팽이의 몸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바다뿐 아니라 육상 생태계의 먹이사슬도 미세플라스틱에 이미 오염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영국 서식스대와 엑서터대 공동 연구진은 서식스대 인근지역에서 채집한 지렁이, 달팽이, 딱정벌레, 애벌레, 쥐며느리, 노린재 등 무척추동물 6종 581마리를 분석해보니, 70마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지난 4월 연구논문을 통해 밝혔다. 

플라스틱이 자연풍화하거나 부서지면서 형성되는 미세플라스틱은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심해와 에베리스트 등 청정지역에서도 검출될 정도로 지구 곳곳이 이미 오염돼 있다. 

이에 연구진은 토양 생태계의 오염정도와 먹이사슬에 따른 오염도를 측정하기 위해 처음으로 무척추동물을 대상으로 한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채집된 샘플의 12%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70마리 가운데 22마리가 달팽이이고, 21마리가 딱정벌레, 9마리가 애벌레였다. 이밖에 쥐며느리와 노린재 6마리, 지렁이 5마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다만 종별 비중을 보면 지렁이 오염도가 가장 높았다. 흙을 직접 섭취하는 지렁이는 채집된 샘플의 30%가량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됐다. 무척추동물 몸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재질은 합성섬유와 페트병 등에 사용되는 폴리에스터였다.

연구진은 "식물과 흙을 먹이로 삼는 무척추동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유충 등을 먹잇감으로 삼는 무당벌레 몸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것은 먹이사슬을 통한 오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다른 연구에서 고슴도치 배설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된 바 있어 이미 육상 먹이사슬을 따라 미세플라스틱이 이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축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육상에서도 심각한 수준으로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독성학 및 화학'(Environmental Toxicology and Chemistry) 4월 17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호주 봄날씨 실화냐?...한낮 기온이 46℃ '지글지글'

호주 북부지역이 봄철인 10월에 40℃를 웃도는 폭염을 겪고 있다.호주 기상청(BoM)은 북부 지역인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의 일부 지역이 올해 가장 더운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