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세상에 이런 게임도 있네"…놓치기 아까운 인디게임 5선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6 19: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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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5에서 다양한 인디게임을 즐기는 관람객들 ⓒnewstree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5'에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이 잇달아 공개된 가운데, 중소 개발사들이 모인 인디 쇼케이스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해 지스타 제2전시장에는 지난해에 이어 여러 인디 개발사가 참여하는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가 열렸다. 기존에 있던 장르를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부터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까지 80종의 다양한 인디게임이 한자리에 모였다. 수많은 게임 가운데 기자가 직접 체험해본 기대작 5가지를 소개해본다.

현장에서 기자의 눈을 먼저 사로잡은 게임은 팀 무명의 '검을 그리다: 공방록'이었다. 게임 패드나 키보드·마우스가 놓여있는 다른 부스와 달리 이 부스에는 액정 태블릿과 펜이 놓여 있었다. 시연자들이 펜을 든 채 화면을 노려보며 집중하는 모습은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던 진풍경이다.

검을 그리다: 공방록은 휴대전화의 '잠금패턴'과 무협 속 비무를 콘셉트로 만든 게임이다. 주인공은 무협 속 무사로 여러 고수들에게 도전하는데, 무협지에 자주 등장하는 '검로'(검의 길)를 직접 그리며 공격과 방어, 반격 등을 펼친다. 화면에는 9개의 점이 나오며 이 중 빛나는 3개의 점을 한 붓 긋기로 이으면 공격에 성공하고, 적이 그리는 검로를 반대로 그려 방어 또는 반격할 수 있다.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난이도가 높아지면 적의 공격 속도가 빨라지면서 정말 무림 고수와 대련하는 검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시연장에서는 액정 태블릿과 펜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지만 마우스를 이용해서도 즐길 수 있다.

검을 그리다: 공방록은 이제 막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출시일도 정해지지 않아 완성된 작품을 보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팀 무명 개발자는 "이번 데모 버전 개발에 3주 정도 시간이 걸렸다"며 "현재는 PC 버전만 개발중이지만 게임 특성상 모바일 플랫폼에도 어울릴 것"이라며 모바일 버전 개발 의지도 내비쳤다.

▲액정 태블릿으로 즐기는 '검을 그리다: 공방록' ⓒnewstree

인디 게임이라고 믿기 힘든 수준의 고품질 그래픽 게임도 있었다. 국내 개발사 룸톤의 퍼즐 어드벤처 스토리 게임 '인터 스케이프'는 기묘한 능력을 사용해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세계에서 탈출하는 게임이다. 꿈과 현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진행되는 몽환적이면서도 기괴한 내러티브는 마치 영화 '인셉션'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용자는 타인의 꿈에 접속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요원으로, 어느날 세계에 갑자기 등장해 사람들을 영원한 잠에 빠뜨린 검은 구체의 진실을 추적한다. 매 스테이지마다 시간 이동, 중력 조작 등 특수한 능력을 얻어 다양한 퍼즐을 해결하는데, 그 과정에서 연출되는 장면들은 영화라 해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인터 스케이프는 내년 4분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 플레이 분량은 약 5시간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데모 버전으로 출시된 국내 개발사 실외기 오퍼레이션의 횡스크롤 슈팅게임 '블랙아웃: 제로 포인트'는 높은 완성도와 정교한 조작감으로 시연자를 깜짝 놀래켰다. 이 게임은 지구 연방이 특수 감염체에 의해 함락된 근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이용자가 특수부대 요원이 되어 감염 구역에 투입되는 슈팅 게임이다. 인디 게임 대부분이 1인 플레이인 반면, 블랙아웃은 최대 4인의 협동 플레이를 지원해 몰려오는 적들을 전우들과 함께 물리치면서 협력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강준안 실외기 오퍼레이션 대표는 "내년 중반 얼리액세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다"라며 "멀티플레이인 만큼 역할군과 능력을 확장해 보다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게임은 이용자가 적의 방해를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해야 하지만, 반대로 적을 방해하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게임도 있었다. 창천게임개발의 퍼즐게임 '사보트릭스'는 인공지능(AI)이 고전퍼즐게임 '테트리스' 규칙에 따라 진행하는 행동을 이용자가 방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AI는 최선을 다해 블럭이 쌓이지 않도록 움직이고 이용자는 그 사이사이에 작은 조각을 끼워 넣으면서 블럭을 천장까지 쌓게 한다. 처음에는 한 조각으로 시작하지만 게임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조각과 능력을 얻어가며 AI를 '열받게' 방해하는 게 이 게임의 묘미다. 사보트릭스는 2026년 스팀 플랫폼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 속 모든 요소가 문자로 이뤄진 '토라이즌: 텔레콤' (사진=스카고게임즈)

고품질 그래픽과 높은 완성도가 아니라 너무 '특이해서' 눈길을 끈 게임도 있다. 국내 개발사 스카고게임즈(SkagoGames)의 일인칭 시점 슈팅(FPS) 게임 '토라이즌: 텔레콤'은 게임 내 모든 요소를 '문자'로 표현해놨다. 이용자는 문자의 색상과 밀도로 게임 속 세계를 인식하며 필드의 존재를 상상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엔 멀미가 날 정도로 눈이 어지럽지만 막상 직접 해보면 의외로 주변 요소가 명확히 인식돼 새로운 감각을 선사해준다. 특히 적을 타격했을 때 나오는 효과음들이 화면을 가득 매울 때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색다른 타격감을 보여준다. 현재 무료로 데모 버전을 배포중이며 아직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부산=조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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