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0℃에 4m 폭설...북반구 지역, 북극발 한파에 '패닉'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7 10: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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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눈폭풍에 휩싸인 미국 국회의사당 (사진=UPI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지구의 북반구가 이례적인 폭설과 한파로 인해 마치 빙하기를 방불케할 정도로 얼어붙었다. 이번 한파는 대서양과 북극 상공의 고기압의 영향으로 발생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겨울폭풍으로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교통이 마비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4일부터 강력한 겨울폭풍이 남부를 덮치며 북상하면서 대부분의 지역을 '겨울왕국'으로 만들어버렸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칸소주부터 뉴잉글랜드주까지 미국 북동부·중부·남부 지역 2100㎞에 걸쳐 30㎝가 넘는 눈이 내렸다. 이미 뉴욕시에는 수년 만에 20∼38㎝의 눈이 쌓였다. 기온도 미국 본토 48개 주 전체 평균 -12.3℃로 예보됐다. 2014년 1월 이후 최저다.

눈 폭풍과 한파로 인한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현재까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뉴욕시 실외에서 8명이 사망했고, 매사추세츠주와 오하이오주에서는 제설차에 치여 2명이 사망했다. 아칸소주와 텍사스주에서는 썰매를 타다 발생한 사고로 2명이 숨졌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1명이 저체온증으로 숨진 채 발견됐고 캔자스주에서는 실종된 여성의 시신이 눈 속에 파묻힌 것을 수색견이 찾아냈다. 이밖에도 테네시주에서 4명, 루이지애나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각각 3명, 미시시피주에서 2명, 뉴저지주에서 1명이 사망했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에서 항공편 8000편 이상이 지연 또는 결항됐다. 항공 정보업체 시리움은 전날 미국 내 항공편의 45%가 결항됐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건수라고 밝혔다.

대규모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미국의 정전 현황 추적사이트 파워아우티지닷컴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에서 69만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었다. 대부분 피해는 남부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미시시피주 북부와 테네시주 일부 지역에서는 얼어붙은 눈비가 전선을 끊어 큰 규모의 정전이 초래됐다. 테네시주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 아침 전력이 복구됐으나 17만여 가구는 영하의 날씨에 여전히 전기가 끊긴 채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휴교령도 이어졌다. 미시시피대학교는 폭풍과 그로 인한 정전으로 1주일간 휴강을 결정했고, 뉴욕시 공립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감에 따라 약 50만명의 학생이 이날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

한파 영향으로 미국 천연가스(LNG) 가격도 3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난방 수요는 급증했는데 가스 생산은 일부 중단된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겨울폭풍 영향으로 미국 내 천연가스 생산 시설의 약 12%가 가동 중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오전 장중 MM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6.29달러를 찍으며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약 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천역가스 가격이 MMBtu당 6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2월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미 국립기상청은 폭풍이 지나간 뒤에도 북극 한기가 유입돼 한파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번 주말 동부 해안 일부 지역에 또 다른 겨울폭풍이 닥칠 수 있다고 예보했다.

▲눈에 뒤덮인 핀란드 북부 (사진=AP연합뉴스)

북·중부 유럽에서도 한파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원래 춥기로 유명한 핀란드에도 예년보다 훨씬 강한 한파가 덮쳤다. 한때 이 지역 아침기온은 -40℃까지 떨어졌으며, 항공편이 결항되고 관광객 수천명의 발이 묶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독일에서는 지난 9일 폭설로 인해 국영 철도 도이체반이 북부 지역에서의 모든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버스 운행도 중단되고 니더작센주에서는 북해 연안 여객선 운항이 대부분 중단됐다. 바이에른주에서는 자동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난 사고로 사망자도 발생했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같은 날 강풍과 눈·비를 동반한 겨울 폭풍이 몰아쳐 수천가구가 정전됐다. 정전 피해는 노르망디 지역에 집중돼 이날 약 32만가구가 피해를 봤다. 영국에서는 남서부 지역에서 5만7000가구가 정전됐다. 한파로 난방 수요도 급증해 프랑스 전력 수요는 5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1일 프랑스 알프스에서는 스키를 타던 남성 1명이 눈사태로 사망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북부 지역에서는 학교 250개교 이상이 휴교했다.

러시아와 중국 등도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캄차카 반도는 지난 12일부터 전역에 폭설을 동반한 강력한 겨울폭풍이 몰아쳐 2.5m 이상 눈이 쌓여 도시 전체가 마비됐다. 캄차카 주도인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에는 지난해 12월 3.7m가량 내린 눈에 또다시 겨울폭풍이 몰아치면서 도시 전체가 눈에 파묻혔다. 심지어 아파트 3~4층까지 눈이 쌓인 지역들도 많다.

중국도 지독한 한파를 겪고 있다. 베이징과 허베이 등 북부지역은 강추위와 강풍에 시달리면서 최저기온이 -10℃ 아래로 떨어졌고, 몽골에 인접한 신장 아러타이는 무려 -47.4℃까지 기온이 내려갔다. 네이멍구도 -38℃의 살인적 한파를 겪고 있다. SNS에는 김이 나는 라면이 순식간에 얼어붙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평소 눈이 거의 안내리는 상하이에도 눈이 내렸다.

일본 북부 훗가이도와 아오모리, 니카타현도 지난 25일부터 기록적인 폭설로 도시 전체가 마비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4m가 넘는 눈이 내렸다. 이 지역의 교통이 모두 끊기면서 발이 묶인 사람이 7000명이 넘는다고 현지언론들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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