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폐지하면 차값 싸진다고?...트럼프 발언 사실일까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3 12: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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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위해성 판단' 폐기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토대인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 폐지를 발표한 가운데, 단기적 규제 완화가 오히려 기업의 비용 발생을 키워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환경단체들은 2009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온실가스를 유해 오염물질로 인정한 '위해성 판단'을 철회할 경우 기업의 직접적인 규제 비용은 줄어들 수 있지만, 기후리스크 확대에 따른 간접 비용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동차 연비 기준'을 들었다. '위해성 판단'이 폐지되면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는 완화된다. 이는 차량의 평균 연료 효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료 효율이 낮은 차량은 휘발유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고, 이는 곧 가계의 차량 운행비 증가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배출가스 규제가 완화되면 단기적으로 차값은 내려갈지 모르겠지만 길게 보면 운행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온실가스 규제가 사라지면 기후재난은 더 빈번해질 것이고, 이는 기업의 '기후리스크' 부담을 커지게 한다. 폭염과 산불, 홍수 등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침수돼 설비 피해를 입는 것뿐 아니라 기후재난으로 발생한 공급망 차질로 인한 간접 비용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산비 상승은 결국 제품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기후재난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은 보험료가 급등하거나 보험사가 철수하는 일도 있다. 기업이나 가계 모두 기후재난으로 인한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환경단체들은 "규제를 없애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후대응을 늦출수록 장기적으로 피해 규모를 키울 뿐만 아니라 이 비용은 기업을 거쳐 종국에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기후 정책을 제도적으로 확정하는 수순이라는 평가다. '위해성 판단'은 지난 15년간 미국 기후 규제의 출발점 역할을 해왔다. 이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온실가스를 규제 대상으로 인정해온 연방정부의 정책 기조를 공식적으로 거둬들이겠다는 의미다.

이에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시 등 기후규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지방정부들은 연방정부 조치에 맞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규제 완화의 단기 효과보다 장기적 경제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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