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관광명소 '연인의 아치'…폭풍우에 '와르르'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8 15: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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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이은 폭풍우로 무너진 이탈리아 '연인의 아치', 사진은 무너지기 전 모습(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 살렌토 반도 풀리아주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연인의 아치'가 해양온난화로 강력해진 폭풍우로 인해 무너져 내렸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에 풀리아주 멜렌두뇨 산탄드레아 아드리아해에 있는 해식 아치가 무너졌다. 지역 당국은 올해 1월부터 이 지역에 강풍과 거진 파도, 폭우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암석이 약해져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무너진 해식 아치는 아드리아해의 유명한 관광지로 수 세기 동안 바람과 파도의 침식 작용에 의해 자연적으로 형성됐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아치 형태의 지형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해 살렌토 반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과거에는 해적을 감시하기 위한 천연 망루로 쓰였지만 18세기 후반 아치 아래에서 키스한 연인이 영원히 맺어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연인의 아치'라고 불리며 연인들이 청혼 등을 위해 찾는 명소가 됐다.

마우리지오 시스테르니노 멜렌두뇨 시장은 아치 붕괴에 "장례식을 치루는 기분"이라며 "우리 해안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소중한 관광지 하나가 사라졌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메디케인'이라 불리는 지중해 폭풍이 극단적으로 강해지고 빈번해지면서 이번 피해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메디케인은 지중해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 이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급격히 강해진다. 실제로 지난 1월 이탈리아 남부 해안을 강타해 피해를 입힌 사이클론 '해리'도 발달 후 급속도로 강력해지며 피해를 키웠다.

또 지난 수주간 이탈리아 남부 전역에 걸쳐 폭풍우가 이어졌고, 지난달 시칠리아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경사면에 있던 주택들이 모두 무너져 내리는 일도 발생했다.

시칠리아 카타니아대학 생태·기후 전문가 크리스티안 뮐더 교수는 "2025년은 지중해 해수온이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며 "따뜻해진 바다가 대기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해 극단적인 폭풍 현상을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당국은 앞으로 단순 복구를 넘어 해안 전반을 재설계하는 수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마우리지오 시장은 "30년 전 존재하던 자연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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