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전쟁까지 '겹악재'...이란 '물부족' 사태 더 심해져

최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1 17: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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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폭염, 물 관리 정책의 실패, 전쟁으로 인한 물 부족 상황을 나타낸 AI 생성 이미지

기후변화로 수년째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으로 물 부족 사태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전쟁이 발생하기전부터 가뭄과 폭염으로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던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해수담수화 시설까지 폭격을 맞으며 물 부족 위기가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즈가 짚었다.

이란이 이번 전쟁 전부터 치명적인 물 부족 상태에 놓여있었다. 1000만명이 살고 있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은 6년째 가뭄에 시달리며, 물 공급이 완전히 끊기는 '데이제로'에 근접한 상태다. 2025년은 최근 20년동안 이란에서 가장 건조한 한해로 기록될 정도다. 지난해 이란의 평균 강우량은 평년 대비 45%나 줄었다. 산악지역 적설량이 감소하면서 산에서 강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은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가뭄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가뭄의 주기는 짧아지고 강도는 갈수록 세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란 정부는 지난 수십년동안 물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은 식량과 용수를 자급자족하기 위해 댐과 저수지를 건설했다. 하지만 권력과 이윤을 우선시하면서 건설하다보니 댐과 저수지가 대부분 부적절한 위치에 지어졌다.

이 때문에 댐과 저수지의 물은 모이는 양보다 증발하는 양이 더 많았다. 50℃가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댐과 저수지의 물은 메말라갔다. 이란 정부는 수자원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오히려 억압하면서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수압을 낮추거나 제한급수를 실시하는 등의 임시방편으로 일관했다.

가뭄과 폭염으로 이미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란은 지난 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케슘(Qeshm)섬 해수담수화 시설까지 잃었다. 미국의 폭격으로 담수화 시설이 파괴되면서 인근에 있는 30여개 마을은 용수 공급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해수담수화 시설은 바닷물을 담수로 바꿔 용수나 식수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파괴되면 심각한 물 부족 사태로 이어진다. 

이란 정부가 물 위기 해결에 집중하기보다, 군사력 강화와 핵 개발,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에 정책 우선순위를 뒀다고 꼬집었다. 또 이들은 이같은 지속적 물 부족 상황에 전쟁으로 인한 경제 타격까지 더해지면 식량 부족과 대규모 이주 등의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클 그레밀리언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글로벌 수자원 안보센터장은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이란 가뭄이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에 전쟁까지 겹치면서 수자원 부문에 수많은 문제가 야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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