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31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발표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한국 대중음악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s)를 이미 수상한 BTS가 이 상까지 거머쥐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25일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와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타이니의 '언 디아' △ 저스틴 비버와 퀘이보의 '인텐션스' △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을 지명했다.
이번 그래미 어워즈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발표된 작품이 심사 대상이다. 수상작 발표는 내년 1월 31일 발표된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4대 본상이 아니라 장르 부문이지만 그래미에서 중요한 부문으로 꼽힌다. 그래미는 이 부문을 2012년 신설하고, 듀오 또는 그룹,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뮤지션을 주로 선정했다. 역대 수상자로는 래퍼 릴 나스 엑스와 빌리 레이 사이러스의 '올드 타운 로드 리믹스'(2020년),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의 '셸로'(2019년), 미국 록밴드 '포르투갈. 더 맨'의 '필 잇 스틸(2018년), 미국 듀오 트웬티 원 파일럿츠의 '스트레스드 아웃'(2017년) 등이 있다.
수상 후보로 오른 '다이너마이트'는 방탄소년단이 올 8월 21일 발매한 디스코 팝 장르의 싱글이다. 이 곡은 코로나19로 우울해져 있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만든 것으로, 발매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 대중음악 사상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까지 올랐다. BTS '다이너마이트'는 그래미 후보 선정 소식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이번주 14위로, 전주보다 3계단 오르며 역주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6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시상자로 나서고 올해 62회 시상식에서는 릴 나스 엑스와 합동무대를 펼치는 등 이미 두 차례 그래미 무대를 밟은 바 있지만, 후보로 입성하는 것은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입성은 매년 점쳐졌지만 보수적인 벽을 뚫지 못하고 번번이 문턱에서 좌절됐다. 특히 지난해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앨범을 히트시킨 방탄소년단이 끝내 그래미 후보에서 제외됐다. 이를 두고 미국 음악매체 롤링스톤은 "그래미는 늘 그렇듯이 시대에 뒤처져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발매된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도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장기간 상위권에 머물러 인기를 이어가자, 그래미도 더이상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BTS는 전세계 대중가수 가운데 가장 막강한 팬덤층을 형성하고 있어, 이들의 압박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BTS는 그동안 그래미 후보 입성 및 수상이 목표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리더 RM은 23일 공개된 미국 잡지 에스콰이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래미 후보에 올라 가능하면 상을 받고 싶다"면서 "미국 (팝 무대 진출) 여정의 마지막은 그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이 후보 지명을 넘어 실제 그래미 트로피를 거머쥔다면 한국 대중음악은 물론 그래미 역사 자체에도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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