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 베끼던 한국, 이젠 세계 웹툰·웹소설 시장 '쥐락펴락'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33:39
  • -
  • +
  • 인쇄
세계 웹툰 1위 네이버, 웹소설 1위 왓패드 인수
웹툰은 7조 시장...2차 콘텐츠로 확장하면 100조

한때 일본만화를 위탁제작했던 한국이 세계 웹툰과 웹소설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웹툰과 웹소설이 영화나 드라마, 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황금알'로 인식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이다.

세계 웹툰 1위인 네이버는 웹소설 1위인 캐나다 웹소셜업체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콘텐츠 플랫폼을 한층 단단하게 다졌다. 카카오도 관련 해외시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글로벌 웹툰·웹소설 시장은 한국기업간의 각축전이 되고 있다.

두 회사가 웹툰과 웹소설에 공을 들이는 것은 웹툰과 웹소설의 지식재산권(IP)으로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 2차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웹툰 시장은 7조원이지만 2차 시장으로 영역이 확장되면 100조원 시장으로 커진다. 이 때문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 어마어마한 성장잠재력을 가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웹툰 '스위트 홈'(사진=네이버)

◇네이버, 캐나다 '왓패드' 인수···카카오도 공격투자

세계 1위 '웹툰'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는 캐나다 웹소설업체 '왓패드'의 지분 100%를 약 6억달러(6533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20일 밝혔다. 2006년 설립된 왓패드는 전세계에서 9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왓패드는 창작자 500만여명이 쓴 10억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고, 월 사용시간은 230억분에 달한다.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를 통해 이미 7200만명의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한 네이버웹툰과 함께 해외 IP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왓패드와 네이버웹툰의 월간 순 사용자를 합치면 약 1억6000만명이다.

회사측은 두 플랫폼의 콘텐츠를 더욱 다양하게 영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 플랫폼간 시너지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왓패드의 웹소설을 네이버웹툰의 웹툰으로 재창출하기 쉽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재혼황후' '전지적독자시점' 등 웹소설 기반 글로벌 웹툰을 선보인 바 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이미 네이버웹툰을 통해 우리나라의 작가들이 글로벌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더 많은 수익을 거두게 된 것처럼 웹소설 작가들의 해외 진출도 더욱 활발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을 통해 웹툰과 웹소설 및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 역시 네이버와 함께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일례로 세계 최대 만화 시장인 일본에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치열하게 웹툰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 2016년 4월 일본에서 출시한 만화앱 픽코마는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일본 비게임 앱 매출 1위에 올랐고, 이후 3개월 연속 1위를 유지했다. 특히 픽코마의 연재작 4만여개 중 웹툰은 400개 정도로 1% 수준이지만, 전체 거래액에서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할 정도로 웹툰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카카오는 향후 수년동안 카카오페이지의 플랫폼 서비스를 한국과 일본을 넘어 미국, 중국, 동남아 등으로 확대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 홈' (사진=넷플릭스)

◇IP 활용한 2차 콘텐츠로 확장…성장잠재력 '무궁무진'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웹툰의 IP를 활용해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2차 콘텐츠로의 제작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과 tv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여신강림' 등이 인기를 끌었다.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과 '지옥'도 영상 시리즈물로 제작 예정이다. JTBC 새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는 네이버 시리즈 웹소설을, 상반기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는 네이버웹툰 원작이다.

이는 웹툰과 웹소설의 잠재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즉 기존 종이 콘텐츠를 디지털로 바꾼 것으로만 생각하면 시장이 크지 않지만, 2차 콘텐츠로의 확장까지 생각하면 시장규모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례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만화 산업 백서'에 따르면 국내 웹툰시장을 종이 만화책의 디지털 버전으로 보면 7조원의 시장이지만 새로운 모바일 콘텐츠로 가치를 환산할 경우 잠재 웹툰 시장규모는 100조원에 달한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디지털콘텐츠 IP 사업이라고 하면 게임이 가장 먼저 떠올랐지만, 최근에는 웹툰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미디어 공룡들도 웹툰이나 웹소설 IP 기반의 영상물 제작에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진엽 기자 jinebito@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새벽배송 금지' 놓고 극과극 입장차...합리적 해법 나올까

최근 발생한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새벽배송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숨진 노동자는 극심한 업무강도에 시달린 것

"국민연금, ESG 원칙 위반한 키움·흥국증권을 거래사로 선정"

국민연금이 ESG 경영 강화를 내세우며 거래증권사 평가에서 ESG 비중을 확대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 채권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여전히 거래증권사 명

[손기원의 ESG 인사이드] 美캘리포니아 '기후공시 3법'의 위력

최근 글로벌 ESG 공시 지형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공시 규칙이 무력화됐고,

현대차그룹, 평택항 '탄소중립 수소항만' 구축 참여

현대자동차그룹이 평택시 등과 함께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현대차그룹은 11일 평택 시청에서 현대차그룹 켄 라미레즈 에너지&수소 사업본부

현대백화점, 업사이클 옷 2000벌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

현대백화점이 업사이클 다운베스트 2000벌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전달했다.현대백화점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

"에어컨 물도 다시"...LG화학 리사이클 공모전서 초등학생 최우수상

한 초등학생이 에어컨 물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로 리사이클 공모전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LG화학은 지난 8월 주최한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

기후/환경

+

60℃까지 버틴다...고온에서 오히려 성장하는 식물의 원리

60℃ 기온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의 기전이 밝혀졌다.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연구팀은 데스밸리에 서식하는 '티데스트로미아 오블롱기폴리

녹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 제거하는 미생물 발견

산화철을 이용해 독성 황화물을 제거하는 미생물이 발견됐다.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의 미생물학자 마크 무스만(Marc Mussmann)과 알렉산더 로이(Alexander

벼농사·태양광발전 동시에 했더니...수익 8배 늘었다

벼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동시에 진행한 논의 소득이 벼농사만 지은 것보다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

북극이 녹색으로..."기후변화로 지구 최북단에 녹지 생겨"

새하얀 북극이 기후변화로 인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극지연구소는 지구의 최북단인 북그린란드 북위 82도에서 급격히 진행 중인 녹화 현상과 토양

[COP30] 고함치고 격렬한 몸싸움...원주민 시위대와 경비원 충돌

유엔 기후총회에서 원주민과 비정부기구(NGO)로 구성된 시위대와 경비원이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12일 AP, AFP,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COP30] "트럼프는 침입종"...美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직격

차기 미국 민주당 대권주자로 유력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