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개체수는 80%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다미엔 포드햄 박사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과 같은 속도가 유지되면, 세기말까지 전세계 야생 순록과 캐리부(북미 순록) 개체수가 약 60%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13일(현지시간) 내놨다. 특히 북미 지역과 북극 툰드라 지방 등 서식지 환경변화가 극심한 경우에는 감소율이 80%를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십년간 야생 순록 개체수는 꾸준히 감소해 1980년대 550만마리에서 2020년 기준 약 190만마리로 줄어들었다. 이는 주로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 때문인데, 기온이 낮은 북쪽 지역에 서식하는 순록들이 상승하는 온도에 적응하지 못해 질병에 걸리거나 먹이가 없는 북쪽으로 향하면서 개체수가 줄어든 것이다.
연구팀은 화석 기록과 DNA 분석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마지막 빙하기가 있던 2만1000년 전부터 그간 순록의 개체수 변화를 조사했고, 이를 활용해 예측모델을 구축했다. 이 모델에 온실가스 배출별 시나리오를 적용하자 지금과 동일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하는 중간 시나리오에서도 순록 개체수가 급격히 갑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미엔 박사는 "지역과 개체 특성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이대로 온난화가 지속되면 순록 개체수는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심각한 곳은 80% 이상 개체수가 소멸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순록은 나무·관목의 성장을 억제하고 씨앗을 퍼뜨리며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등 툰드라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종이다.또한 북극 원주민 공동체, 특히 알래스카 원주민과 북미 이누이트족에게는 중요한 식량이자 문화적 상징으로, 순록의 멸종은 북극 원주민들의 식량 주권 위협으로 이어지게 된다.
우드웰 기후연구센터 제니퍼 와츠 북극 프로그램 디렉터 "순록과 캐리부의 운명은 북극곰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북극 전역의 생태계와 주민들의 생존이 이들의 보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은 현재 빠르고 심각하게 온난화가 나타나고 있어 이런 결과가 새삼스럽진 않다"며 "이 또한 지구가 보여주는 적신호 중 하나며, 인류는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활동을 즉시 멈추거나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에 8월 13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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