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사용량 세계 최고인 한국...환경교육 한번으로 바뀔까요?"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2-17 17: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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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人] '에코리더' 양성하는 에코맘코리아 하지원 대표
"우리나라 플라스틱 사용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연간 13톤으로 유럽과 일본보다 2배가량 높은데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지난 2009년 지구의 날 '사람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출범한 비영리단체 에코맘코리아의 하지원 대표는 우리나라 환경교육의 현주소를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환경부의 환경교육 예산은 매년 120억원 수준으로 지난 5년간 변화가 없었다. 환경부 한해 예산이 1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환경교육에 들이는 예산은 고작 0.1%에 불과한 셈. 한마디로 1인당 꼴랑 240원 수준이다.

하지원 대표는 "사람이 숨을 안쉬고 물을 안마시고 살아갈 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그만큼 환경은 모든 것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환경법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굉장히 앞서가는 수준이지만 이에 대한 교육은 등한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어릴때부터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에코맘코리아는 아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도록 교육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환경문제를 배우고 에코리더로 성장한 아이들이 세상을 이끌어갈 때 비로소 세상은 바뀔 것이라는 게 하 대표의 생각이다. 에코맘코리아는 현재 미래의 에코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에코리더 △자유학년제 교육 △생물다양성 청소년리더 △빌려쓰는 지구캠프 △환경보건안전교육△UN청소년환경총회 등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프로그램을 거쳐간 아이들만 해도 18만명이 넘는다고.

◇ "1년 교육받은 1명이 1000명 생각 바꿀 수 있어"

대표적인 환경교육 프로그램은 1년 과정의 '글로벌 에코리더'다. 하 대표는 "처음 이 교육을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이 많으셨다"면서 "어떻게 환경교육을 1년씩이나 하냐는 것인데, 단 한번 교육받는 것으로 행동이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년짜리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번 교육받은 1000명보다 1000명을 바꿀 수 있는 1명을 교육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하 대표의 신념이다.

그는 "1년동안 아이들은 물건이 생산되고 폐기될 때까지의 전 주기에 대한 교육을 받고 직접 농작물도 길러보고 친환경 물건을 친구들과 함께 개발하기도 한다"면서 "이처럼 다양한 활동과 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에코리더'로 성장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렇게 교육받은 아이들이 결국 가족과 친구들 등 주변을 변화시키는 '능력자'가 된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이탈리아는 초·중등 공립학교에서 연간 33시간 환경교육을 의무화했고 멕시코는 '자연 존중'이 담긴 헌법(교육 기본권)으로 개정했다"면서 "영국의 일부 주에서는 모든 학교에 기후교육 교사 의무배치를 추진중이고, 필리핀에서는 대학 졸업전까지 나무 10그루 이상 의무적으로 심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 세계는 현재 코앞으로 다가온 심각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 

어떻게 환경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를 묻자, 하 대표는 "2007년에 녹색서울시민위원회 대표로 참석한 UN기후변화 회의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100여개국 정상들과 정부 관계자, 환경 전문가들이 모여 약 2주간 환경문제를 논의했는데 정작 그 현장은 큰 홀을 환하게 비추는 라이트들과 매일매일 일회용품들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을 직접 겪으면서 하 대표는 '왜 알고 있는 것과 행동하는 게 다를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일치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끝에 가치관을 바꾸고 행동하게 하려면 교육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 "넘치는 일회용품···거절하는 습관부터 길러야"

그러나 막상 비영리단체로 출범하려니 모든 게 막막했다. 하 대표는 "환경교육에 대한 예산도 없었고 환경교사도 찾을 수 없었다"며 당시 어려웠던 상황을 털어놨다.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겨우 서울시 예산을 확보했고 그 재원으로 환경교재를 만들었다. 그렇게 출간된 책이 대한민국 최초의 환경교과서 '환이랑 경이랑'이다.

하 대표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단 안쓰는 게 답"이라며 "에너지도 줄이고 쓰레기도 줄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여러 번 다시 쓰고 재활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환경을 위해 거절하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음식을 주문할 때도 안쓰는 일회용 수저는 거절하고 먹지 않는 반찬도 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같다"면서 "우리나라에서 1988년부터 33년간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단 한번도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든 적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탄했다.

하 대표는 "작은 습관과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면서 "작은 행동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 그 작은 시작에서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며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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