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껍질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든다고?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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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人] 테코플러스 유수연 대표
"탄소배출 줄이는 '진짜' 친환경 플라스틱"
▲테코플러스 유수연 대표

코코넛 껍질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 바로 테코플러스가 그 주인공이다. 테코플러스가 만드는 '도트앤매트'(Dot&Matt)는 코코넛 껍질과 미네랄 등 자연 부산물을 이용해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다. 썩지는 않지만 소각했을 때 탄소배출량은 50%로 줄일 수 있다. 가격도 일반 플라스틱과 비슷하다.

유수연 테코플러스 대표는 "현재 플라스틱을 소각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1년에 9억톤이나 된다"면서 "도트앤매트를 100톤 사용하는 것만으로 축구장 75개 면적에 소나무 2만6903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탄소배출량 저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들었기 때문에 소각할 때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하는데 테코플러스의 플라스틱은 이 온실가스의 양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계기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을 시작했는지 묻자, 유 대표는 "무역회사에서 근무할 때 친환경 소재들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당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친환경 소재는 전부 가짜였다"면서 "해외에서 판매되는 친환경 소재 역시 절반은 가짜더라"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2016년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유 대표는 "'소재 성분은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다"면서 "그래서 소재 시장에는 가짜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 대표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친환경 플라스틱 관련 전시회를 모두 돌아다녔지만 수입할만한 제품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유 대표는 "당시 개발됐던 '생분해 수지'의 경우는 물성이 낮고 불량률도 높아서 완제품 가격이 굉장히 비쌌다"면서 "그래서 직접 개발하기로 마음먹고 온갖 소재를 뒤지다가 코코넛 껍질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수분에 강한 식물이 있는가 하면, 어떤 식물은 열에 강하다"라면서 "그 중 코코넛이 플라스틱과 결합시키기 가장 좋은 조건이었다"고 코코넛을 재료로 사용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 "썩지 않아도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TECO Dot & Matt' 제품들
플라스틱에는 크게 2종류가 있다. 석유를 사용해서 만든 '일반 플라스틱'과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생분해 수지로 만든 '생분해 플라스틱'. 

일반 플라스틱은 가격이 싸고 쉽게 성형이 가능하다. 하지만 탄소배출과 같은 환경문제를 일으킨다. 반면 생분해 플라스틱은 환경에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3~5배 비싸고 물성에 취약하다.

유 대표는 "테코플러스의 제품은 일명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두 가지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도트앤매트'는 두 가지 장점을 적절하게 조합한 플라스틱이라는 얘기다. 유 대표는 "도드앤매트는 썩지 않지만 소각이나 폐기시 탄소 배출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면서 "가격도 일반 플라스틱과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썩지 않고 소각해야만 하는 플라스틱을 친환경 소재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유 대표는 "단일 소재 플라스틱들도 제대로 재활용이 되고 못하고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생분해 플라스틱은 지열이 60도 이상 유지돼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매립지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립지가 없어서 분해도 못하는 생분해 플라스틱, 재활용도 잘 안되는 단일 플라스틱, 차라리 소각될 때 탄소배출이 작은 재료로 만드는 게 더 의미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테코플러스 제품에는 최대 50% 이상의 친환경 부산물이 포함돼 있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 쉽게 말해 플라스틱 반, 코코넛 껍질 반으로 만드는 플라스틱이어서 플라스틱 사용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각할 때 탄소 배출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유 대표는 "친환경 부산물의 비율을 높이려고 계속 노력중"이라며 "플라스틱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소재가 나올 때까지 최대한 환경을 생각하는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음식물 찌꺼기도 플라스틱으로 재탄생

▲보리 폐기물을 이용해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
테코플러스는 이제 식가공 폐기물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만들고 있다.

유 대표는 "현재 식가공 단계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로 만들 수 있는 바이오매스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정간편식 수요가 늘면서 식가공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식재료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런 폐기물이 유 대표에게는 양질의 재료가 됐다.

유 대표는 "식혜 만들 때 발생하는 물에 불린 보리 찌꺼기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들었다"면서 "이런 음식 찌꺼기를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환경문제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기에 테코플러스는 친환경 소재용 첨가제도 개발하고 있다. 유 대표는 "화학 첨가제는 전혀 쓰지 않는다"면서 "건강기능식품인 프로폴리스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로 항균 첨가제를 만들어 제품에 첨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테코플러스(TECO PLUS)의 T는 True(진실)의 T이다"면서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되는 진짜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기업명에 담긴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테코플러스에서 만든 제품이라고 하면 누구나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제품을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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