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작에 악용되는 페북 페이지...페북 '알고도 방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4-13 14: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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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없는 페이스북 '페이지' 개설 정책
각 국 정치인들 이를 악용해 여론조작

페이스북이 각국의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이 대중을 속이고 경쟁상대를 비하하고자 플랫폼을 불법으로 활용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용인한 것이 탄로났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30건의 각국 정치공작 사례가 담긴 페이스북 내부문건을 입수하고 이를 폭로했다. 이 문건에는 25개국에서 벌어진 페이스북 플랫폼을 악용한 정치공작 사례가 담겨있다.

문건에서 드러난 사실은 페이스북이 한국과 미국, 대만, 폴란드 등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에서 일어난 악용 사례를 우선 처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몽골, 멕시코, 다수의 남아메리카 국가들 등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에서 발생한 악용 사례를 의도적으로 늦게 다루거나 아예 방치했다는 점이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 요원들이 미승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미국 유권자들을 속이고 분열시킨 사실이 입증되자, 당시 페이스북은 정부주도 정치공작에 맞서 싸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페이스북은 페북 플랫폼 내에서 만연하게 행해진 여론조작 시도들을 시기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온두라스 대통령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가 참모진을 동원해 '좋아요' 수를 조작한 사건이다. 그는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으로 연결되는 수천개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다. 이들 페이지를 통해 가짜 지지자를 만들어 '좋아요' 수를 늘리고, 그것이 여론에 영향을 미치도록 유도했다.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일함 알리예프 역시 여당을 통해 '더미 페이지'들을 다수 개설했고 비슷한 방식으로 여론을 호도했다.

데이터과학자 소피 장은 페이스북 페이지 악용 사례가 페이스북 정책상의 '구멍'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페이스북 계정은 계정승인 시스템 때문에 한 명이 하나의 계정만 소유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 페이지는 이런 제약이 없어서 한 명이 여러 개의 페이지를 개설할 수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일반 계정처럼 좋아요, 공유, 댓글 달기 등이 가능하다.

소피 장은 "페이스북이 '공중관계(PR) 위험도'가 낮다 판단해 대응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 피해가 늘고 있다"며 "그 대가는 페이스북이 아닌 세계 전체가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플랫폼 내 미승인 행위를 검열하는 '진실성'(Integrity) 부서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9월 '실적 부진'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소피 장은 마지막 근무일에 7800개 단어가 담긴 글을 남겼다. 소피 장은 이 글을 통해 "각국 정부들이 우리 플랫폼을 악용해 시민을 호도하는 뻔뻔한 시도들을 확인했다"며 이에 대처하지 않은 회사를 책망했고, "나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리즈 부르주아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 플랫폼을 악용하는 사례를 뿌리 뽑으려는 노력에 대한 소피 장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며 "미승인 행위를 잡아내기 위해 100개가 넘는 네트워크가 협조하고 있고, 이중 절반이 남미, 중동,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자국 매체가 관리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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