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보틀 "버려졌던 화장품 용기, 100% 재활용한다"

백진엽 기자 ·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4-28 19:44:56
  • -
  • +
  • 인쇄
[ESG커넥트포럼] 사례발표
이너보틀 오세일 대표
▲오세일 이너보틀 대표가 '제1회 ESG 커넥트포럼'에서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는 플라스틱 재활용 이슈 중 가장 난제로 꼽힌다. 우선 외부에 여러 장식이나 도금이 돼 있는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내부다. 잔여물을 쉽게 닦아낼 수 없다는 점이 화장품 용기 재활용을 어렵게 만든다.

28일 뉴스트리 창간 기념으로 서울 강남 드림플러스에 열린 '2021 제1회 ESG 커넥트포럼'에 사례발표를 위해 참석한 오세일 이너보틀 대표는 화장품 용기 재활용이라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 자체가 이너보틀의 사업모델이다.

오 대표는 "이너보틀은 사용자들이 내용물을 아낌없이 쓸 수 있도록 해서 버려지는 잔여물을 줄이자는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그런데 사업을 하면서 버려지는 잔여물을 줄여 수질오염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외용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분리수거를 잘하는 나라로 꼽히지만, 재활용은 또 다른 문제"라며 "화장품 용기의 경우 실질적으로 재활용이 되지 않고,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돼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거나 마이크로플라스틱 문제를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한 사업모델이 지금의 이너보틀이다. 오 대표는 "내용물을 다쓰기 위해서는 용기 내벽에 붙는 내용물 양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내용기의 표면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풍선의 원리를 이용해 사용할수록 내용기가 점점 작아지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째로 외용기가 사용해도 끝까지 깨끗하게 남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내용기를 집어넣어 별도의 세척작업이 필요없는 솔루션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US컨슈머 리포트에 따르면 평균 일반 펌프용기의 경우 내용물 25%는 쓰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너보틀을 적용할 경우 잔여물은 1% 내외로 거의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재활용률 차원에서도 이너보틀을 사용하면 외용기가 항상 깨끗하게 남아있어, 외용기를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에 따라서 100% 재활용 및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너보틀은 여기서 한번 더 나아갔다. 오 대표는 "이제는 재활용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할텐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라며 "깨끗하게 용기를 버려도 바로 깨끗하게 재활용되지 않는 이상 쓰레기장에 갔다 오게 되는데, 이는 깨끗한 용기가 다른 쓰레기들과 섞여 작업자들이 일일이 골라내야 하고 이는 모두 사회적 비용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너보틀은 수거 플랫폼을 제시했다. 그는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한 후 용기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회수신청을 하면, 그 정보를 우리가 가지고 있다가 물류회사와 협업을 통해 그 집에 배송을 가는 김에 용기를 회수해 오는 방식"이라며 "그렇게 회수된 용기들이 모여 이너보틀로 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고의 품질로 재활용할 수 있게 가공해 최근 MOU를 맺은 LG화학에게 전달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LG화학은 보다 낮아진 비용으로 고품질의 PCR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외용기 안에 들어가는 이너보틀 자체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오 대표는 "이너보틀은 실리콘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 실리콘을 세척 안된 상태에서 태국에 있는 실리콘 재활용 회사와 함께 재활용 테스트를 해봤는데, 산업적인 단계에서 평균 이상의 실리콘 오일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단순히 소비자가 전부 쓸 수 있는 편리한 용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용기를 쓴 소비자가 버리는 것이 아닌 반납해 환경보호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개발중인 앱은 회수신청을 하면 지금까지 회수한 플라스틱 용기 숫자와 그로 인해 절감된 이산화탄소 발생량, 그리고 그 이산화탄소를 절감시키기 위해 심어야 하는 나무의 숫자 등을 보여줘 자원순환에 기여하고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이너보틀은 궁극적으로 용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친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보급해 그 용기가 사회 내에서 선순환을 하면서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로플라스틱 플랫폼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S그룹, 41년째 '무사고·무재해' 비결은?

LS가 2021년부터 ESG위원회를 지주회사 내에 출범시키며 지속가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위원회는 ESG 방향성 정립과 정책 변화 대응,

AI로 탄소배출 '폭등'…빅테크 '넷제로' 목표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구글과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근 급증하면서, 이들이 공언해온 '넷제로' 목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기후

Z세대, 기업 ESG활동에 민감...67% "비싸도 ESG 실천기업 제품 구매"

Z세대는 개인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이른바 '미닝아웃(가치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ESG 경

네이버, 유럽 AI커머스 발판 마련...스페인 '왈라팝' 경영권 인수

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의 지분 70.5%를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에 인수하기로 5일 결정함에 따라 유럽의 AI 커머스 거점을 확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기후/환경

+

급류에 마을이 통째로 휩쓸려...히말라야 산간마을 '돌발홍수'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간마을에 갑자기 홍수가 발생했다.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인

'괴물폭우' 예보됐는데…'띠모양 비구름대'로 기상 예측불허

'괴물폭우'가 내린다던 예보와 달리 서울 도심에는 새벽에 잠깐 강한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북부와 강원 지역에는 시간당 3

[르포]사과 5알에 1만6000원?...폭염·폭우에 과일·채솟값 '껑충'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치솟은 물가는 6일 뉴스트리 취재진이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마트에서도 고

'폭염↔폭우' 교차하는 이상기후...원인은 '해수온 상승탓'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이달 3일 광주와 전남, 경남 등 우리

"숲가꾸기 정책 개선해야"…전문가들 산림정책 전환 '한목소리'

국회에서 열린 산림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금처럼 운영되는 숲가꾸기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산불피해지원

이미 25% 증발...유네스코유산 '허드섬 빙하' 사라질 위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된 허드섬의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이미 25%가 녹아내렸다.4일(현지시간) 호주 모나시대학의 남극환경미래확보(SAEF) 연구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