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자금 60% 조달한 '백산 안희제'

뉴스트리 / 기사승인 : 2021-06-14 11: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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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이야기] 당시 50만원 조달
대동청년당 창설하고 기미육영회 조직
백산 안희제 선생은 임시정부의 독립자금을 조달한 인물로 유명하다. 1885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난 안희제 선생 역시 대종교 순국십현(殉國十賢) 중 한명이었다.

원래 한학을 배웠던 그는 국력회복을 위해 신학문을 배워야 한다고 판단해 보성전문학교 경제학과에 들어갔고, 1908년 박상진과 더불어 '양정의숙'(養正義塾)을 졸업했다. 1909년 서상일 등 80여명의 동지들과 함께 비밀 청년결사인 '대동청년당'(大同靑年黨)을 창설했다. 이 단체는 1945년까지 일제에 발각되지 않았다.

▲백산 안희제 선생


안희제 선생은 비밀결사대로 활동하면서 1914년 백산상회를 설립했다. 백산상회는 3·1운동 직후 백산무역 주식회사로 확장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꾸준히 조달했다. 백산무역 주식회사 설립당시 자본금 100만원은 현 가치 300억원에 달한다. 백산무역의 큰 투자자로는 경주 최부자로 불리웠던 문파 최준이 있었고 일제의 감시를 피해 독립운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백산이 아니라 최준이 사장이 됐다.

일화를 하나 소개하자면, 백산이 임시정부에 보낸 독립자금은 총 50만원(현재가치 150억원)이었다. 백산이 독립자금을 요청하면 사장인 최준이 자금을 집행했다. 최준은 내심 독립자금으로 준 돈 가운데 얼마간은 백산이 개인적으로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해방 후 백범은 최준을 찾아와 백산이 보낸 독립자금의 명세를 자세히 적은 수첩을 보여줬는데 거기에는 백산무역에서 보낸 독립자금이 단 1원도 틀리지 않게 기재돼 있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임시정부의 자금 중 60%를 백산이 조달했다고 한다.

백산은 1919년 3·1운동 당시 의령에서 독립선언서를 등사, 배포했다. 그해 11월에 기미육영회(己未育英會)를 조직해 청년학생들을 외국에 유학보냈다. 자비로 대종교인 동향 후배들을 유학보낸 것이다. 안호상(安浩相)·이극로(李克魯)·신성모(申星模) 등이 그 혜택을 입었다. 이극로와 안호상은 독일로 건너가 각각 베를린대학과 예나대학을 다녔으며 신성모는 영국으로 건너가 킹에드워드해양대학을 다녔다. 1927년에는 이시목 등과 함께 자력사(自力社)를 조직해 협동조합 운동을 전개했다. 

1922년 백산은 중외일보를 펴내며 일제에 대항했으나 4년만에 청산해야 했다. 백산의 동생은 백산이 사람을 너무 믿기 때문에 실패한다고 원망했지만 백산은 이렇게 말했다.

"일을 도모하는 것은 사람에게 있고,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에 있다. 할만한 일을 하다가 실패하는 것은 마음에 조금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 또 사람을 과중하게 믿는다 하는데 어찌 사람을 믿지 않고 자기를 믿을 수 있으며, 또 어찌 남을 의심해야 한단 말인가?"

안희제 선생은 1911년 대종교에 입교 후 1931년 만주로 갔다. 발해의 옛 수도인 동경성 부근에 발해 농장을 설립해 유랑하는 한국농민 300여호를 유치했다. 또 발해학교를 설립해 독립사상을 고취시켰다. 1942년 11월 일제는 만주와 국내에 있는 대종교 종사 단애 윤세복과 백산 안희제 등 대종교의 지도자급 인사 20여명을 체포해 당시 헤이룽장성 액하감옥에서 10명을 고문으로 죽이는 임오교변(壬午敎變)을 일으켰다. 1943년 8월 3일 혹독한 고문으로 사경에 이르러 보석 출감해 의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3시간만에 눈을 감았다. 순국 직전 백산은 전황(戰況)을 묻고 아들 상록에게 '가사(家事)든 국사(國事)든 오직 자력(自力)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유언했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잠 아니 오는 밤    

               
                 안희제(安熙濟)


  잠 아니 오는 밤
  누웠다 일어났다
  시름(憂)에 잠 못 이뤄
  한등(寒燈) 다시 돋워놓고
  헌(舊) 신문 뒤적일 제
  밤새워 내리는 눈조차
  소리없이 쌓여라
  못 오실 님이실 줄
  그 당시 알았던들
  시름(憂)을 임께 주고
  잠(眼)은 내 가질 것을
  잠 주고 시름 받았거니
  후회한들 어이리
  올해 동짓달(至月) 낭자성(琅子城) 아래에서

        -1936년 1월 1일 新朝鮮5권 1호-


 글/ 민인홍
  법무법인 세종 송무지원실 과장  
  대종교 총본사 청년회장
  민주평통 자문위원(종로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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