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들은 왜 단군영정 품고 다녔을까

뉴스트리 / 기사승인 : 2021-05-15 07:10:02
  • -
  • +
  • 인쇄
단군은 항일운동의 중심...기독교인도 배척안해
일제강점기, 많은 독립운동가들은 단군영정을 품고 다녔다.

1917년 개천절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해 보급했던 단군영정은 전체가 14.5×20cm, 영정만 11.4×16.4cm 크기의 반신상이다. 정식명칭은 '단군대황조어진'(檀君大皇祖御眞). 기독교인이었던 도산 안창호 선생도 단군상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고, 필라델피아에서 대규모 단군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나운규, 윤동주, 송몽규, 문익환 등을 길러낸 용정의 명동학교는 기독교 계열이지만 교가에 단군의 얼이 그대로 녹아있다. 

'흰뫼가 우뚝코 은택이 호대한
한배검이 깃치신 이 터에
그 씨와 크신 뜻 넓히고 기르는
나의 명동'

또 명동학교는 교실마다 예수와 단군의 영정을 나란히 걸어뒀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명동학교는 보재 이상설이 세운 '서전서숙'이 이상설의 헤이그 특사 파견과 일제의 탄압으로 문을 닫게 되자 이를 계승해 세운 민족학교이기 때문이다.
▲단군대황조어진(檀君大皇祖御眞) 

현재 명동학교 교실에는 윤동주 마네킹이 있다. 마네킹으로 분한 윤동주가 펼친 책은 문학관련 책이 아니라 이상설 편저의 '산술신서' 수학교과서다. 얌전한 문학소년의 이미지가 강한 윤동주지만 수학, 특히 기하학을 좋아했고 축구도 좋아했다고 한다.

안중근의 사상적 스승이자 그가 유일하게 존경한다고 했던 이상설은 근대수학교육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수학, 과학, 법학 등 다방면에 걸친 저서를 남기고 성균관 교수로 동서양의 선진학문에 통달했고 고종의 특사로 헤이그에 파견된 이상설은 이후 대종교 북도본사 책임자로 항일민족운동을 이끌었다. 이런 민족운동가인 이상설의 뜻이 이어진 곳이 바로 이곳 명동학교인 것이다.

명동학교 뒤편에 윤동주 생가가 있다. 명동학교장을 역임한 김약연은 윤동주의 외삼촌이다. 그는 북간도의 대통령이라 불리며 당시 이 지역의 개척자이자 지도자였다. 그는 임종을 앞두고 "나의 행동이 나의 유언이다"라는 묵직한 말을 남겼다. 김약연은 대종교가 주축인 최초의 독립선언서인 무오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9명 중 한 명이다.

이렇듯 일제강점기 초기 기독교인들은 대종교 사상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단군을 배척하지 않았다. 기독교를 숭상했던 도산 안창호 선생도, 어천절 헌사를 한 우남 이승만도 그랬다.

'대황조의 높은 덕'_ 도산 안창호

우리 황조 단군께서
태백산에 강림하사
나라집을 건설하여
자손 우리에게 전하셨네
거룩하다 의의탕탕
대황조의 성덕 거룩하다
모든 곤난 무릅쓰고
황무지를 개척하여
의식 거처 편케하여
자손 우리들을 기르셨네
열린 무궁 잊지마세
대황조의 높은 덕 잊지마세
모든 위험 무릎쓰고
약한 짐승 몰아내사
자손 우리들을 보호했네
공덕무량 기념하세
대황조의 큰 공덕 기념하세
착한 도를 세우시고
어진 정사 베풀으사
윤리 도덕 가르쳐서
자손 우리들을 화하셨네
전지무궁 빛내보세
대황조의 높은 교화 빛내보세
형제들아 자매들아
대황조의 자손된 자
우리형제 자매들아
천번 죽고 만번 죽어도
변치마세 변치마세
대황조께 향한 충성 변치마세
당시 이승만의 어천절 찬송사는 독립신문 1921년 4월 30일자에 실렸다.

"지난 음 3월 15일 어천절 기념식 석상에서 낭독한 이 대통령의 찬송사(讚頌詞)가 左와 如하더라. 온 셰상이 캄캄할 때에 (단군께서) 우리에게 나타나시어 빛과 터와 글을 주시니 알음과 직힘과 행함이 넉넉하엿도다.
(중략)
나아가라신 본 뜻이며 고로어라신 깊은 사랑을 어찌잊을 손가 불초한 승만은 이를 본받아 큰 짐을 메이고 연약하나마 모으며 나아가 한배의 끼치심을 빛내고 질기과져 하나이다."


글/ 민인홍
  법무법인 세종 송무지원실 과장  
  대종교 총본사 청년회장
  민주평통 자문위원(종로구협의회)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