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투쟁하던 그들, 해방후 조국에서 대학부터 설립했다

뉴스트리 / 기사승인 : 2021-06-20 0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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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이야기] 민족계승할 국학인재 양성 목표
송암 이흥수, 사재 16억환 출연해 설립한 홍익대학
해방 후 만주에서 항일독립투쟁을 했던 대종교는 국내로 돌아와 민족교육의 기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송암 이흥수 선생(대종교 제6대 총전교)은 당시로선 어마어마한 금액인 16억환의 사재를 털어 사학재단을 설립했다. 건학이념은 대종교의 교의(敎義) '홍익인간'으로 하고, 재단법인 명칭은 '홍익학원'으로 정했다. 민족의 미래를 밝힐 애국심이 투철한 국학(國學)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였다.

홍익학원은 상해 임시정부 수립의 산파이자 대종교 원로인 독립운동가 조완구 선생이 창설 명예학장을 맡았다. 조선어학회를 주도하며 독립운동을 했던 정열모 선생이 학관장을 맡았다. 설립 자금을 출연한 이흥수 선생은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대종교의 항일단체 귀일당의 정일 선생은 상무이사로 취임했다. 홍익학원과 홍익대학교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대종교총본사 환국기념 사진. 이 자리에서 재단법인 홍익학원 설립을 논의했다.

홍익대가 첫 둥지를 튼 곳은 지금의 을지로 '중구 저동2가 7번지'다. 지금의 쌍용빌딩 맞은편 주유소 바로 옆자리다. 이곳은 대종교 총본사이기도 했다. 1946년 봄, 대종교 종사 단애 윤세복 선생 일행이 서울에 도착하자, 이흥수 선생과 철기 이범석, 정열모 선생, 고루 이극로 선생 등이 이 장소를 대종교 총본사로 자리잡게 한 것이다. 

홍익대는 나중에 용산구 문배동으로 이전했다. 이흥수 선생은 계속 거액을 출연해 마포구 애기능에 30만평 규모의 캠퍼스를 조성했다. 대학 건물도 완공했지만 6.25 동란으로 파괴되고 말았다. 부산으로 피난간뒤 돌아온 후 지금의 홍익대 자리에 10만평 규모로 캠퍼스를 조성했다. 홍익대가 최초 태동된 대종교 총본사는 이승만 정권에서 친일세력에게 몰수당하며 쫒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당시 대종교 총본사가 있던 곳에는 현재 5층 건물이 들어섰지만 터와 부지는 보존돼 있다.

홍익대학교는 창학 당시의 건학이념인 '홍익인간' 그리고 그 근본이 자랑스러운 대종교 선열들의 값진 민족투쟁의 결과로 설립된 민족사학이다. 그 건학의 정체성과 목적성이 가장 확실한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대학이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홍익대 홈페이지 연혁에도 '1946년 4월 25일 재단법인 홍문대학관 설립. 1947년 운영난으로 '홍문대학관 관무 집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진을 대종교 관계 인사들로 영입, 교명을 '홍익대학'으로 변경'했다고 나와있다.

6.25를 거치며 홍익대 지도층을 이루던 대다수 대종교 인사들이 납북되고 정치권력의 외압까지 겹치면서 재단이 교체돼 홍익대는 현재 대종교와의 인연은 끊어졌다.

홍익대 외에도 단국대학교가 대종교와 관련이 있다. '단군'의 박달나무 단(檀)자와 나라 국(國)자를 쓴 이름만 봐도 대종교와의 관련성을 알 수 있다. 교명에 단군이 들어간 까닭은 설립자인 독립운동가 범정 장형 선생이 1914년 대종교에 입교해 원로원장을 지낸 원로급 인사였기 때문이다. 학교의 상징동물도 '검은 곰'이다.

단국대학교 홈페이지 창학이념에는 '일제하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많은 애국지사는 조국 광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민족의 정통성을 지키는 것이 소중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 정통성의 한가운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이 자리하고 있었다. 범정은 일찍이 대종교(大倧敎)의 정신을 지키는 데 힘썼는데 이는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우리의 얼을 지키겠다는 신념에서였다. 광복은 되었으나 열강에 의하여 조국이 분단되는 비극을 지켜본 범정 장형 선생은 젊은이에게 민족의 동질성을 끝까지 지켜가도록 교육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신념에서 교명을 "檀國"으로 하고 단군의 "弘益人間"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대학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고 쓰여있다.

경희대학교는 일제강점기 독립군의 산실인 신흥무관학교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초대 부통령인 성재 이시영 선생은 만주에 있던 신흥무관학교를 이어받아 서울에 신흥초급대학을 세웠다. 이시영 선생은 대종교의 원로원장, 사교, 도형 등으로 선출됐던 대종교의 지도자급 인사였다. 신흥초급대학은 재정문제와 6.25로 고초를 겪다 1951년 정계에서 활동하던 조영식씨에게 인수됐다. 1960년 경희궁의 이름을 딴 경희대학교로 명칭을 바꾸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경희대는 신흥무관학교와의 인연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지금은 사라진 국학대학교가 있다. 1947년 설립된 사립대학으로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에 있었다. 초대 이사장 정의채, 초대교장 정열모, 초대학장 정인보까지 대부분 대종교 관련 인물들이 설립을 주도했다. 한국전쟁 후 학내분규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1967년 우석학원에 통합돼 우석대학교가 됐다. 하지만 우석대 역시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고려대에 인수돼 통합됐다. 현재의 고려대 정릉캠퍼스가 국학대학 캠퍼스 자리였다.



 글/ 민인홍
  법무법인 세종 송무지원실 과장  
  대종교 총본사 청년회장
  민주평통 자문위원(종로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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